얼마전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스티브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하면 황교안 대표가 스티브잡스의 혁신기업가나 경제전문가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운 경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위해 TV에 나와 거시경제, 미시경제를 본인이 직접 자세히 설명하면 경제전문가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포지셔닝은 경쟁자와 다른 차별적 이미지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첫째, 기존의 선발보다 더 나은 것이 되는 것보다 최초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 미국 초대 대통령은 워싱턴처럼 최초만을 기억하고, 두 번째 높은 산, 두 번째 대통령은 기억하지 못한다. 즉, 기존 선발제품이나 경쟁자가 언급하지 않은 최초 개념을 강조해서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 자사상품의 어떤 기능이 더 뛰어나고, 내가 더 경제전문가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내가 강점이 있는 차별적인 분야에서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이미지 포지셔닝은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고, 상대의 강점을 약화시키는 전략으로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 코메디언 중에는 ‘못생겼다’는 것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해서 스타가 되는 경우가 있다.

넷째, 이미지 포지셔닝은 무엇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단기간에 바꾸기가 어렵다. 황교안 대표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인식되어 있다. 따라서 한두번  스티브잡스의 모습을 연출한다고해서 혁신 기업가나 경제 전문가 이미지로 바꾸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그 분야 전문가를 내세워야 한다.

만일 안철수 대표가 스티브잡스 모습을 연출한다면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상당히 도움이 됐을텐데, 안철수 대표는 너무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스토리가 분명했던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를 갈수록 엷어지게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 그래서 도덕성을 바탕으로 적폐청산과 개혁적 이미지를 일관성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대했던 성과가 미흡해지면 이미지가 불분명해지고 지지율도 떨어지게 된다.

이회창 전 총재는 ‘대쪽’ 이라는 다소 강한 이미지를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아름다운 원칙’이라는 책을 냈다. 그러나 ‘아름다운 대쪽’은 이미지 형성이 어렵다.  '저렴한 백화점', '고급스런 할인마트'처럼 다소 상반된 개념을 절충하는 식의 이미지 형성은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 실패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처음에 나이가 많다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위해 젊은이들과 함께 영상을 찍어서 홍보했으나 선거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그 다음 선거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드는 전략을 선택해서 대통령이 되었다, 나이가 많으니 경험이 많고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었다.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자사 브랜드를 소비자 머리속에 어떻게 인식시키느냐에 따라 브랜드 로얄티가 달라지고 판매성과가 달라진다. 특히, 이미지 포지셔닝은 경쟁제품과 다른 차별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표적시장 내의 소비자 욕구를 보다 더 잘 충족시킬 수 있음을 자사만의 차별적 메시지 전달로 소비자 인식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정치인의 경우에도 자신의 이미지를 자주 바꾸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강점을 가능한 더 강하게 인식되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강점을 시대정신과 일치시켜 나가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랜기간 정체된 미국에서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와 시대정신에 부응하여 젊은 흑인대통령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성장이 중요한 시대정신이었던 시기에 현대건설 사장, 청계천 개발이라는 강점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 대통령이 되었다.

만일 지금 법과 원칙이 중요하다는 여론과 시대정신이 강하다면 이회창씨가 지금 나오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법질서가 무너져 어수선한 나라에 공안검사 출신의 법률 전문가이면서 행정 경험이 많은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시대정신을 만들어간다면 황교안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지금 사회적으로 배신자가 많이 나와 사회문제가 되고 충직함이 중요한 시대정신이라면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 ‘돌쇠’라는 별명을 갖었던 최형우씨나 전두환 대통령을 충직하게 보필했던 장세동씨 같은 분도 대통령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이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뛰어들 때는 대기업이나 경쟁제품 브랜드와 동일한 포지션에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중소기업은 자신만이 갖는 강점을 반복적으로 전달하여 차별적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전달하는 메시지를 항상 일관성 있게 하여 반복 고지효과를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달하는 메시지를 자주 바꾸게 되면 소비자 기억 속에 광고의 누적효과를 줄 수 없게 되어 아무것도 인식시킬 수 없게 된다. 또한 심리적 포지셔닝과 물리적 포지셔닝을 균형있게 만들어가야 한다. 풀무원은 '자연', '신선'을 연상시키는 심리적 포지셔닝과 '콩나물', '두부', '냉장'을 연상시키는 물리적 포지셔닝이 균형있게 잘 인식되어 있다. 바로 이런 브랜드가 좋은 브랜드고 롱런할 수 있다.

정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짧은 이미지 아이덴티티 키워드를 만들어 반복 노출하는 전략이라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자신의 정체성을 일관된 메세지로 대통령 PI(President Identity)를 명확히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심리적 자극을 위한 선거구호만을 내세우는게 아니라 물리적 포지셔닝을 위한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군부독재 종식을 구호만이 아니라 하나회 척결, 실명제 도입 등으로 '문민정부'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포지셔닝을 완성했다.

2022년 대선 때가 되면 시대정신은 뭐가 될까? 지금의 적폐천산에 이어 ‘국민통합과 화합’이 중요한 시대정신이 되거나 ‘경제성장’ 또는 ‘4차산업혁명’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그러한 시대정신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더나아가 국민을 감동시키는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상고출신이 서울대 출신을 이긴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부산상고 출신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법대 출신 이회창씨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이라는 이름에는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고, 목포상고 출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드라마같은 인생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의 스토리는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진정성있게 헌신적으로 실천하는 감동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고객의 욕구에 부합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정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 브랜드 이미지를 명확히 만들어가야 하나의 히트상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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