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개그맨이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막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되지도 않는 말로 기가 막히게 웃길 때는 찬사를 보내며 놀라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막말을 할 때는 짜증이 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아 기분도 나쁘다.

막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일부러 그런 경우다.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 가기 위해 앞뒤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거나 속어나 비어를 가끔 섞어 가는 경우가 있다.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을 듣는 사람은 이해하고 받아 주기도 한다.

장소와 대상에 따라 고상한 언어로 바뀔 수 있는 사람이 가끔가다 웃기는 이야기를 하려고 저속한 언어나 농담을 할 때는 귀엽기도 하다. 평소 점잖고 고상한 분들이 억지로 웃기려고 하면서 주워들은 농담으로 막말을 한 때는 용서할 수도 있다.




둘째,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어휘나 문장이 그 수준이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았거나 신문을 잘 읽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본인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는 언어와 글귀가 그런 수준이다. 상스럽고 천박하고, 가벼운 농담으로 자신의 명예와 직위를 더럽히는 사람들이 있다.

제 아무리 학벌이 좋고 직위가 높다고 해도 말 하는 단어를 들어 보고, 써내려 가는 글의 문장을 살펴 보면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입고 있는 옷이나 앉아 있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게 무식한 언행을 보이거나 예절에 어긋나는 분들을 만나면 직책이나 직위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셋째, 상대방을 무시하고 멸시하거나 경시할 때 그런 언어가 표현된다.

좀 괜찮은 자리에서는 조심하고 주의하면서 말을 아끼던 사람이, 어떤 자리에 가서는 제멋대로 행동하고 상대방을 우습게 보면서 제멋대로 지껄이는 사람들이 있다. 모멸감을 주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을 깔보면서 존중하지 않는 자세가 그런 말을 하게 한다.

진실이 담겨있지 않은 가벼운 말이나 옮겨 담을 수 없는 저속한 언어, 또는 어법에 어긋나는 비어나 속어를 제멋대로 남발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보는 심성이 나타난다.




끝으로, 일부러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막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사람인 줄 모른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웃어 주면 좋아서 웃어 주는 줄 알고, 더 심한 말을 하거나 언론에 비쳐지는 자신의 막말이 인기를 얻는 계기가 되는 줄 알고 있다. 그래서 좀 까칠한 상대방을 만나거나 따질 줄 아는 사람을 만나면 심하게 면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곧바로 잊어버린다. 그게 그 사람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을 배우고, 12년 이상 20년 가까이 공부한 사람들이 아직도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하고, 국민과의 대화가 어렵다고 한다. 사회 갈등의 대부분은 의사소통의 부재가 아니라 의사소통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의사소통은 말 재주나 글 솜씨가 아니다. 의사소통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본분을 지켜가려는 노력의 문제이다. 말과 글은 신념과 철학의 문제이며, 습관의 과제이다. 국민들도 막말하는 지도층의 신념과 가치관을 예의 주시하며 판단해야 할 때이다. 막말하는 사람들을 재미로 판단하거나 우습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는 국민의 언어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진데, 요즘 언어가 망가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