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기업은 사업 아이템의 제작에 몰두하게 된다. 아이템이 있어야 팔 수 있기에 당연한 이야기이다. 최소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제작하고 알파와 베타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이때부터 판매의 압박은 점점 거대해진다. 주된 활동이 제작이 아닌 판매로 바뀌게 된다. 아이디어로 시작했던 사업은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거대 시장의 경쟁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시작해야 된다.

기술 위주 사업의 경우 마케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곤 한다. 기업을 상대로 B2B (business to business)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닐 경우 적절한 브랜딩과 그에 따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은 내면에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상대방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작업이다. 회사의 주 업무가 제작이 아닌 판매로 변하게 되면서, 내 아이디어의 위대함보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훨씬 중요해진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야 한다. 이런 전환은 어렵다.

제작과 판매는 어떻게 보면 상반된 관계이다. 제작이 행동이라면, 판매는 말이다. 행동이 양이라면, 말은 음이다.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말만 한다면 그것은 허구, 허세, 허황 등으로 치부되며, 말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행동만 한다면 말을 잘하는 자에게 이용당하는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제품은 엄청 뛰어나니 한번만 써보면 다 차이를 알 거야’ 초기 기업 대표님들이 잘못 판단하는 기본적인 문제점이며 이는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이다.

판매의 전략도 매우 많다. 직접 자사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온라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브랜딩을 타겟 소비층에 맞게 제작하여 브랜딩 마케팅을 하고,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여 온, 오프라인의 매장에 등록하고, 직접 소비자를 찾아 영업을 하는 등 그 방법 또한 무한하다. 발 벗고 나서서 팔아야 한다.

겸손의 미학이나 백의민족 그리고 단체 위주의 생활 등에서 우리는 말하는 법을 억제하며 자라왔다. 자기 PR의 PR은 Public Relation, 대외적 이미지 혹은 대외관계를 말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대외적 이미지, 다시 말해 브랜딩을 구축하고, 전략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며 마케팅을 해야 효과적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전략적으로 말을 걸지 않으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김용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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