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이면 충분했었는데…


“100억이 생기면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만 받으면서 살 거야!”

아직은 이 말이 유효해 보이나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더는 아무 걱정 없이 이자만 받으며 살 수 있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올해 11월부터 덴마크 위스케은행에서는 750만크로네(한화로 약 13억 4,000만원) 이상 예치자에 대하여 0.6%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스위스의 UBS은행도 200만스위스프랑(한화로 약 24억 6,000만원)이상 예치자에 대하여 0.75% 수수료가 발생한다. 한화로 100억씩 예금한다면 덴마크에서는 1년에 6천만원의 수수료를 납부해야하고, 스위스에서는 1년에 7,5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00억을 은행에 예금하면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연봉 1억원 수준의 이자는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덴마크와 스위스에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역시 덴마크와 스위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예전에는 돈을 많이 벌기만 하면 그 돈을 불리는 건 쉬운 일이었는데 이제는 돈을 많이 벌어도 지키는 것조차 힘든 시대가 되었다.

문제의 시작은 ‘금본위제’


현재의 금융시장이 형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서 화폐의 발전역사가 있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이 형성되는 근본을 찾아가 보면 ‘금본위제’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금본위제’란 금을 담보로 하여 국가가 화폐를 발행한 제도다. 국가가 발행한 종이 화폐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금의 가치로 보증해 준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시작한 화폐의 역사가 시간이 흘러서 실제 금의 가치보다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원래 화폐의 발행량과 금의 실제량이 비슷하게 시작하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화폐를 많이 발행하다 보니 금의 실제량보다 화폐의 발행량이 훨씬 많아지게 된 것이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가치가 없는데 무한의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가 신뢰하는 ‘돈’의 실체를 정확히 계산하면 실제 가치보다 상당 부분 거품과 없는 가치를 만들어 낸 일종의 신기루 같은 현상이 ‘돈’에 포함되어 있다. 금융위기는 다양한 방면에서 닥칠 수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무한히 찍어낸 ‘돈’에 원인이 있다. 원래 가치가 있었으나 너무 많이 찍어내므로 원래의 가치를 상실해 버린 것이다.

결국은 돈 문제다!


누구나 ‘돈’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은 신뢰하지 못해도 그 ‘돈’은 신뢰한다. 그런데 그 ‘돈’의 실체를 세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믿는 바를 재조명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인생에서 어려운 문제들의 90%이상은 ‘돈문제’라고 하는데 그 돈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제는 돈을 은행에 가만히 예금해 두어도 괜찮은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을 수 있다. 달러가 지배하는 현재의 경제체제에서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지 미리 살펴봄으로써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김동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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