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정보사회의 발전에 따라 시장 경제의 국경이 무너지고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와중에 정권이 교체되었다. 불황의 늪이 깊어지고 경제불안이 장기화된다면 기업과 공직사회는 물론 공공기관들도 구조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구조 조정이란 단순한 직원의 감원이나 인력 감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타 기업과의 인수 합병(M & A)은 물론 매입 매각, 공공기업과 단체간의 구조 축소, 인력 감원 등 다양한 형태의 방법과 전략을 통칭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중요한 점은 어려울 수록 우수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빠져 나가는 인력은 우수인재일 가능성이 많다. 즉, 필요한 인재는 나가려 하고, 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남아 있으려 한다. 여기서 경영층이나 관리자들의 고민이 생긴다.

그래서 주의할 점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우수인재를 판별하는 기준에 나이와 학력은 제외시켜야 한다.

나이가 많으니 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될 수 없다. 똑똑하고 약아빠진 젊은이들 중에도 무능한 사람이 있고 나이가 많고 연륜이 쌓인 어르신네 분들 중에도 유능한 인재가 많다.

일류대학을 나왔다고 일을 잘하는 게 아니고, 삼류대학을 나왔다고 성과가 낮지 않다. 따라서 최근 4~5년간의 직무수행 성과와 역량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을 혼돈하지 않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체 하면서 딴짓하는 사람이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성을 다하여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인재가 있다. 이를 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문이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듣고 함부로 추측하지 않아야 한다.

세밀히 관찰하고 냉정히 판단하여야 한다. 그래서 경영관리자의 현장 경영(Management by wondering around)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학연이나 혈연, 지연(地緣)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대학 동문이나 대학원 전공을 연계시키거나 고향 국적을 따져 인재를 선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수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때에 불합리한 기준으로 인재 선발에 대한 오류를 범하면 그 조직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재임기간 동안의 평안과 안일무사를 바라지 말고 100년 천 년을 바라보며 미래를 계획하고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살아 남기 힘든 세상이다.



끝으로, 불필요한 조직이나 인재는 과감히 축소하거나 통폐합하고, 필요할 경우엔 폐지하여야 한다.

어느 개인의 일자리를 위하여 그 자리를 남겨 두거나 다른 명분을 내세워 새로운 팀을 만드는 것(위인설관,爲人設官)은 그 조직의 위험요소를 방치하는 것이며, 조직 구성원의 신뢰와 가치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주인의식을 갖고 하늘에 물어야 한다.

“내가 이 회사의 사장이라면, 이 조직의 최고 리더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내 돈을 100% 투자한 조직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에 떳떳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위 모든 사항은 결국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최고의 리더가 직접 나서서 결정하지 않으면 누구도 이에 반론을 제기하거나 기준을 설정하여 시행할 수 없다. 이 때 리더의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