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대학생으로부터 “취직을 하는데 면접시험에 자신이 없어 걱정이 되고 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졸업한지 서너 달이 다 되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몇 번씩 낙방하는 학생에게 딱히 해 줄 말은 생각나지 않았지만 지난 2월 말, 몇몇 대학생들과의 만남이 생각났다. 그들은 졸업 당시에 국내 유수의 대기업 여러 곳에 합격되어 선택에 고민이 있다고 하여 직접 만나 의견을 주고 받았다. 10년 20년 후의 결과와 목표를 고민하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들의 그 차이가 무얼까? 어디서부터 시작된 결과의 차이일까?

 

대학 강의에서도 큰 차이를 느낀다. 어느 대학교에서는 강의 며칠 전부터 일정을 확인하고, 도착하면 점심 저녁을 사 주려고 애를 쓰면서 좋은 식당을 찾아 가고, 강의가 끝나면 바래다 주고 호텔을 정해 준다. 그런 학교에 강의실에 들어서면 학생들은 앞줄부터 빽빽하게 앉아 있다. 열심히 들으려는 눈빛이 역력해서 저절로 힘이 난다.

반면, 어떤 학교는 강의가 있기는 한 건지, 언제 어디서 하는지, 누구를 찾아 가 만나야 하는지 도통 연락이 없다. 강의를 하려고 강의실에 들어서면 도대체 이 강의를 하고 와야 하는 건지, 들을 생각들은 있는 건지, 그냥 출석 확인이나 하려고 앉아서 잠잘 생각이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미 잠을 청하고 코를 고는 학생들까지 있다.
이들 학교가 비슷한 등록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방문한다. 예산타령을 하면서 원하는 강사를 초대하지 못하고 쩔쩔매면서 강사의 밥값도 챙기지 못하는 기관이 있고, 차량까지 지원하며 숙식을 염려해 주는 공기업도 있다. 교육용 교재를 만들어 미리 나누어 주어서 교육 참석자들로 하여금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공기업이 있고, 교재는커녕 강의실도 변변치 않아 고통스럽게 앉아 있는 기관이 있다. 유사한 공기업과 공공 기관들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차를 구입한 필자에게 자주 연락을 하면서 별일 없이 잘 타고 다니는지 묻는 아줌마 영업사원을 만났다. 경미한 사고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고객을 안심시키며 자동차 수리센터를 연결시켜 주고, 직접 그곳까지 나와 얼마나 고장이 났는지를 확인하고 다친 곳은 없는지 염려해 주며, 수리비를 깎아 주려고 애쓰는 영업 전문가였다. 차를 고치는 며칠 동안 남의 차를 빌려 주며 편하게 이용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고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차가 팔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며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고 푸념하고 있는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지난 주, 부자를 만나 저녁을 함께 먹었다. 50대 중반의 그는 10개나 넘는 사업체를 갖고 있으며 이번에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이미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을 합하여 10단 가까이 된다. 책을 10권 이상 썼다는 그는 요즘도 하루에 한 시간씩 책을 읽는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가출을 한 그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새벽 2시에 잠에 들고 아침 5시 반에 일어 난다.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아 어떻게 편한 잠을 자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 같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시험 때가 되어도 교재를 사지 않고 남의 책을 빌려 공부하거나, 노트한 내용만 적당히 보면서 걱정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교양필수 과목이라 하여 별도의 원서를 선택해서 수입을 해 왔으나 학생들이 책을 사지 않아 재고가 쌓여 출판사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대학생들이 일반적인 교양과 문화적 독서를 멀리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읽고 이해해야 할 교과서 조차 마련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교수가 자료를 요약하고 번역해서 나누어 주든지 인터넷에 올려 놓아야 그걸 보고 공부를 한다는 어느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분노가 치밀었다. 도대체 무슨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건가? 그 비싼 등록금을 받으면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온 국토가 사막인 나라에 창조성과 영혼을 불어 넣어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어 100년 후를 대비하는 지도자가 있다. 평균 3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농가에 맞춤형 교육을 시키고 산학 협동을 이루어 마을 전체를 억대 이상의 고소득 농가로 만드는 리더가 있다.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심과 지독한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를 만들어 내고, 칸느 영화제 최고의 여배우를 탄생시키는 감독이 있다.

고객들에게 불평 불만을 쏟아내며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잊고 있는 리더가 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헷갈리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세월을 보내는 지도자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에 조급증과 초조함으로 구성원들을 불안하게 하는 공직자가 있다.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능력과 역량, 인품과 도덕, 철학과 사명감, 지식과 경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