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사이트의 다양한 커뮤니티나 동호회에서 오프 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인사를 나누며 좋은 뒤풀이 자리도 만든다. 명함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소개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알게 모르게 친해지고 몇 번씩 반복되는 만남으로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의외의 인물도 알게 된다.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았던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의 회장과 CEO들의 강의도 듣고, 세미나에 참석한 고등학생들과도 인사를 나누게 된다. 어딜 가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수시로 정보를 파악해서 그런 세미나와 포럼에 자주 참석한다. 늘 오는 사람들이 거기에 온다. 그들은 왜 거기에 올까?

 

살다 보면 급하게 아쉬운 사람이 있다. 급히 병원을 찾게 되거나 법률자문을 얻고 싶을 때, 또는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전화번호를 찾는다. 두꺼운 명함철을 뒤적이고 전화번호를 알아 내지만 막상 전화를 걸려고 하니 용기가 나질 않는다.

 

어느 모임에 가서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칠 때가 있다. 좋지 않은 끝을 보이고 헤어졌던 사람을 하필이면 그런 공식석상에서 만나게 되고, 어느 땐 새로 옮겨 간 회사에서 상하간의 관계로 만나지기도 한다. 도망가고 싶고 피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처지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최근 어느 조사에 의하면 신입사원의 25% 이상이 1년 이내에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직 사유 중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가장 많다고 한다. 경력사원들 중에도 직장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간관계라고 한다. 어렵거나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얼마든지 밤을 새울 수 있지만, 꼴 보기 싫은 사람과 함께 있거나 밥맛 없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일들이 왜 생길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왜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모여 들까?

 

성공한 사람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는 “사람과의 만남”이 주제가 된다. 비즈니스에서의 성공 요체는 결국은 사람의 문제라고 한다. 인간관계와 인맥관리능력이 성공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수준과 역량이 자신의 수준과 역량을 나타내며,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의 연봉의 평균이 자신의 연봉이라는 통계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인맥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이유를 묻기 전에, 어떻게 하면 좋은 인맥을 형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우선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유형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가? 부지런하고 아는 게 많고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게으르고 무식하고 답답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성실 근면하고 정직하며 신뢰할 만한 사람과 낭비가 심하고 허영심이 강하며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 중에 누구와 사귀고 싶은가?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과 독선적이고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며 고집이 센 사람 중에 누구를 만나면 도움이 되겠는가? 상대방에게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인정 받고 싶은가?  

 

“입장이 바뀌었을 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그들을 대하라”는 황금률(Golden Rule)이 있다. 남에게 칭찬 받고 싶고, 존경 받고 싶고, 그들로부터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그렇게 하라는 뜻이리라. 인간관계와 인맥관리의 기본적인 원칙이라 생각된다.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기를 바라고, 그들이 자기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며, 그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들을 그렇게 대하라는 뜻이다.

 

강아지를 끌어안고 쓰다듬어 주면 꼬리를 치며 반긴다. 화분에 물을 주며 예쁘게 자라라고 이야기하면 정말로 꽃이 예쁘게 핀다. 정성과 배려를 먼저 베풀어야 그 대가가 따른 건 자연의 이치이다. 그래서 “주고 받는다(Give and Take)”는 언어의 순서는 자연스럽지만 “받고 주라”는 어휘는 발음조차 어색하다.

 

강가에 기러기와 천둥오리가 떼를 지어 앉아 있다. 벌판에는 까마귀와 까치들도 함께 노닌다. 기러기 한 마리가 푸드득 하고 날면 기러기 한 떼가 모두 날아올라 팔(八)자 또는 인(人)자 모양을 하고 날아 간다. 거기에 천둥오리나 까마귀가 섞여서 같이 날지 않는다.

 

숲 속에서 참새가 날면 참새만 모여 날아간다. 참새와 까치가 함께 날지 않는다. “새들은 같은 날개끼리 날아간다(Birds of a flatters flock together).”  독자 여러분은 어떤 새들과 날고 싶은가? 함께 날아가는 새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가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싶은가?

 

인맥관리는 단순한 만남이나 소개가 아니다.

 

시간관리나 목표관리처럼 숫자나 논리로 정리될 수 없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상호 존중과 정성이 따라야 한다. 한두 번 만나고 헤어진 후 실망을 하고 후회를 할 수도 있지만, 가치 있는 만남과 영향력 있는 인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꾸미지 않은 예절과 품위를 갖춘 인격이 받쳐 주어야 한다. “당신을 진실로 좋아하고 반가워 한다”는 점을 상대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느낌은 부사와 형용사로 꾸며진 미사여구로 전달되지 않는다. 평소에 보여지는 행동과 표정은 감출 수가 없다. 거기엔 심오한 지식과 슬기로운 지혜, 다양한 경험과 두터운 신뢰, 몸과 마음이 일치된 정성과 자상한 배려, 주도적인 실천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기다리고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간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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