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느 기업에서 강의를 하던 중, 한 분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전문가로써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고, 프로의 세계를 걷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의 기회를 잘 만들고, 다가오는 기회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물으면서, 특별한 노하우나 경험이 있으면 말해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우선 제 경험부터 전해 드렸습니다.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저는 정보시스템부에서 6년간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분석 설계 등의 일을 하고 있던 중 갑자기 인사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근로기준법, 노동법,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각종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과 예규, 지침 등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는(全無) 상태에서 인사업무를 수행하려니 어려운 점이 이만 저만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해당실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마침, 법학을 전공한 동생과 함께 살았던 적이 있어 책꽂이엔 법률관련 서적이 몇 권 있었습니다. 늦지 않았다 생각하며 법률공부도 하면서 실무해석과 적용에 뒤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바쁜 생활을 보내면서 5~6년간 인사업무를 하던 중, 해외 대학에 연수생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선발기준에 영어 평가가 있었는데, 마침 TOEIC성적표를 갖고 있어서 평가를 대체시킬 수 있었습니다. 영업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해외연수과정이지만, 재직 중 대학원에서 보험경영을 공부한 바도 있어, 관리부서 직원이라 하여 선발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명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짧게나마 해외연수도 다녀 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7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던 저는 당시의 생활을 일기형식으로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지인(知人)으로부터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듣고 출판기념회에 초대되었습니다. 참석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쫓아 갔는데 거기에서 화려한 작가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갑자기 저도 책을 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고, 용기를 내어 시작한 글쓰기는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으며, 이곳에도 글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 중학교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직장에서 월급장이로 십수년을 근무하고 난 뒤, 요즘에서 몇 개 대학과 기업에서 강의를 하며 지냅니다. 꿈과 실현의 사이엔 3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1960년, 7세 때 서울시립교향악단에 피아노 협연자로 나서서 닿지 않는 피아노 페달을 밟기 위해 의자에 방석을 몇 개씩 올려 놓았던 정명훈씨는 현재 동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고문과 프랑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습니다.

 

1997년 국내 교향악단의 지휘자 겸 음악 감독을 맡았지만 “악단의 조직과 운영의 개선”이 받아 들여지지 않아 1년도 채 되기 전에 그만 두었습니다. 최근 사울시향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시향과의 끈질긴 인연은 45년이 걸렸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키메프(KIMEP)라는 엘리트 대학이 있습니다.

 

학생은 3,100명이지만 교수가 170명이고, 교수의 98%는 외국대학 학위소지자들이며 그들 중 53명(34%)은 외국인입니다. 교수 1인당 학생비율은 18명입니다. 그 대학교의 재단이사장 겸 총장은 한국인 경제학자 방찬영 박사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컴퓨터와 환경문제를 지도하면서, 환자를 치료해 주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1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며칠 전, 직원 대여섯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젊은이들이 저를 찾아 왔습니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남짓 되었는데, 고객이 늘어 나고 주문이 폭주하여 일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경영자문을 요청하였습니다.

 

수익이 나기 시작하고, 직원이 늘어 나다 보니 공동창업자인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직원들과 경영진간의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고민이라고 합니다. 빨리 성장하고 빨리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고 싶다는 젊은이들과 두어 시간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내주지 못해서 미안했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 가서 오랜만에 긴 잠을 잤다”는 메일을 받고 반가웠습니다.

 

저의 작은 이야기 뿐만 아니라, 평소의 생활에서나 돈 많은 기업가들, 빛나는 스타들의 성공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들이나 프로에게 아주 특별한 기질이나 특징, 운명, 습관 등이 별도로 정해져 있거나, 기준이 있는 건 아닙니다.

 

평소에 열심히 생활하면서, 준비하고, 호기심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좋은 책을 읽어 간접경험을 쌓으며, 배운다는 일념(一念)으로 부지런히 쫓아 다니면 그 모든 게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40년간 흑자행진을 기록한 기업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모두의 상황이 다르고, 경영진 개개인의 특성과 겪어 온 환경이 같지 않았을 겁니다. “성공의 법칙”을 이야기 하는 세계적인 리더들의 주장은 제각기 다르지만,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만큼의 시간은 필요했다는 겁니다.

 

정명훈씨가 들려 줍니다.

 

 “뭐든지 시간이 걸리는 법이야(It takes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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