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삶에는 엔딩이 있기에 일상은 더욱 소중하다!
< 프롤로그>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저마다의 사연 품고 죽은 영혼들의 한을 풀어주는 특별한 호텔을 배경으로 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고 내가 한 모든 일에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통해 이 세상의 불공평이 해소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저마다 가슴에 하지 못한 말을 품고, 저승으로 떠나기 전 잠시 쉬어가는 장소이면서 생애 마지막 위로와 용서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Ghost, 1990>은 사후세계의 판타지를 통해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을 보다 진실하고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삶에는 엔딩이 있기에 일상은 더욱 소중하다!
< 영화 줄거리 요약>
‘샘(패트릭 스웨이지 분)’은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회사의 직원이며 그의 연인 ‘몰리(데미 무어 분)’는 촉망받는 신진 도예가이다. 둘은 뉴욕에 새집을 장만하고 집 내부까지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리모델링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밤 맥베스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괴한에 의해 샘은 심장에 총을 맞고 사망한다. 이미 자신의 몸에서 이탈되어 그것을 바라보던 샘의 영혼은 당황하게 되고, 그 사이 하늘에서 자신을 데리고 갈 천국행 빛의 문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몰리’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인정할 수 없었던 샘이 망설이자 문은 닫히게 된다.

그 후 병원에서 만난 한 유령이 “사람이 죽으면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판정을 받는데 지옥은 즉시 끌려가지만, 천국으로 가는 경우 잠시 유예할 수 있다”라고 얘기해 준다. 샘은 실의의 나날을 보내는 몰리 옆에서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 샘의 금융회사 동료이자 친구인 ‘칼(토니 골드윈)’이 찾아와 몰리를 위로해준다. 하지만 사실 ‘칼’은 부정한 방법으로 빼돌린 400만 불을 샘의 계좌에 몰래 넣어 세탁 후 빼내려 하다가,  샘이 이상하게 여겨 회사에 신고하려 하자 살인청부업자를 동원해 친구인 샘을 살해하게 하고 그 돈을 가로채려고 했던 파렴치한 인간이었다. 그는 몰리로부터 샘의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몰리를 위로하는 척 연기했다.

그 모든 내막을 알게 돼 샘은 길거리에서 영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심령술사(Spiritual Advisor) 간판을 보고 영매술사‘오다매(우피 골드버그 분)’를 찾아간다. 우여곡절 끝에 오다매와 함께 몰리에게 찾아가 자신이 살해당한 것과 친구인 칼의 만행을 얘기하지만, 사기꾼 전과가 있는 오다매를 몰리와 경찰은 믿어주지 않는다. 이에 분노한 샘은 몰리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지하철에서 만난 어떤 유령이 물건을 마음대로 움직일 힘이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괴팍한 유령을 찾아가 천신만고 끝에 방법을 익혀 악당 칼로부터 사랑하는 몰리를 구해내고 애틋한 사랑을 확인 후 자신은 하늘나라로 떠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삶에는 엔딩이 있기에 일상은 더욱 소중하다!
< 관전 포인트>
A.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몰리에게 결정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믿게 하는 샘의 노력은?
샘은 지하철 유령에게 배운 물건을 움직이는 기술로 동전(집을 리모델링할 때 나온, 인디언이 새겨진 미국의 오래된 행운을 상징하는 동전)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집어 올려 몰리의 손에 올려놓자, 그제야 몰리는 눈물을 흘리며 샘의 영혼이 자신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B. 영매술사로 나온 ‘우피 골드버그’는 어떤 배우인가?
파라마운트 제작사는 ‘우피 골드버그’ 대신 ‘티나 터너’를 캐스팅하려고 했으나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가 제작사에 강력하게 이야기한 덕분에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고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그녀에게 크나큰 명성과 부를 가져다준 영화가 되었다 ‘우피 골드버그’는 흑인 역사상 처음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39>에서 아카데미 여배우 조연상을 받은 ‘해티 맥대니얼(스칼렛 오하라의 하녀역 ‘매미’로 출현)’이후 51년 만에 흑인 역사상 2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 시스터 액트/Sister Act, 1992> 등으로 인기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C. 영화의 유명한 OST는?
‘라이처스 브라더스(Righteous Brothers)’가 부른 ‘Unchained Melody(1965년 곡)’가 주제곡으로 쓰이며 많은 감동을 주었다. 사실 이 노래는 혼혈가수 박일준이 영화가 나오기 전인 1977년에 “오! 진아”라는 곡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하여 더욱 친근감이 있었다. 노래의 선곡은 영화의 여주인공 ‘데미 무어’가 추천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사랑하는 두 연인이 도자기를 빚으며 애정을 확인할 때, 그리고 샘이 마지막으로 이승을 떠나며 몰리와의  이별의 순간을 보여줄 때 배경음악으로 나와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주었다.

D. 샘이 하늘나라로 가면서 했던 말은?
평소 샘은 몰리의 사랑한다는 말에 “동감(Ditto)”이라는 말로 대신하여 몰리의 섭섭함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피살된 후 자신이 얼마나 몰리를 사랑했는지를 알게 된 그는 그동안의 자신의 소신 없었던 행동을 후회하게 되고 이승을 떠나면서 몰리에게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며 “참으로 신기하지 몰리, 마음속의 사랑은 영원히 간직해서 가져갈 수 있으니 (It’s amazing, Molly, The love inside, you take it with you)’라고 말하며 영원한 사랑을 확인한다.

E. 육체가 없던 샘이 몰리를 안아볼 수 있었던 방법은?
영매술사인 오다매의 몸에 빙의하여 몰리를 안아볼 수 있었지만, 그때 소비하는 영혼의 에너지가 너무 커서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기에, 악당과 대결을 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샘은 물건을 움직일  힘을 배우기 위해 지하철에 사는 유령을 찾아가고 그에게서 “우리는 육체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기에 무언가 움직이려면 마음으로 해야 한다. 너의 분노, 사랑, 증오를 네 뱃속에 꾹꾹 밀어 넣어서 핵폭탄처럼 터트려라”라는 비법을 전수하게 된다.

F.  ‘칼’이 횡령한 400만 불은 어떻게 되었나?
샘은 오다매를 시켜 은행에 가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400만 불의 돈을 인출하게 하여 불우이웃을 위한 모금 상자에 넣게 한다. 이때 오다매는 아까워서 발발 떨게 되는 모습이 무척 재밌는 장면이다. 한편 악당 칼은 이 돈이 빠져나간 것을 알고 당황해하다가, 샘의 영혼이 컴퓨터 자판을 통해 “너는 살인마(Murderer)”라고 하자 혼비백산하게 되면서도 끝까지 몰리를 인질로 샘의 영혼을 협박하다가 비참하게 최후를 맞게 된다. 그리고 지옥의 검은 저승차사가 무시무시한 괴성을 지르며 칼을 지옥의 문으로 끌고 간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삶에는 엔딩이 있기에 일상은 더욱 소중하다!
< 에필로그>
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 < 신과 함께: 죄와 벌, 인과 연> 시리즈는 염라대왕, 귀인, 원귀, 삼차사 등 다소 판타지 같은 요소로 초자연현상이 나왔지만,  많은 사람에게 사후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유도하여 1,000만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현대인들의 메말라가는 인간미를 이런 영화를 통해 일깨우고, 언젠가는 선과 악이 판정되고 그에 따른 응징이 이루어질 것이니 착하고 아름답게 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내일 당장 죽는다면, 나는 어떤 말들로 정의되어 질까? 나아가 어떤 말들로 기억되고 싶은가? 삶의 엔딩에서 나를 정의할 말들을 미리 생각해보고 오늘 나의 행동과 정의와의 간극을 메워보는 일, 그리고 더욱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이하기 위한 일상에서의 선한 노력이 필요하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