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평가 무용론
평가 무용론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10명 중 9명이 불만인데 왜 하느냐?

A회사의 회장이 인사팀장을 호출했다. “김팀장, 평가결과에 만족하는 사람은 몇 명이라고 생각하는가?” “예, 30%는 만족하지만, 대부분 평가 결과에 불만을 느낀다고 알고 있습니다.” “왜 대부분 불만이며, 해결안은 무엇인가?” 인사팀장은 대답이 없다. 회장이 말을 이어 간다. “김팀장, 우리 회사의 평가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네. 문제는 이 10%의 인력들도 기대보다 낮은 보상으로 인해 불만세력이 되지. 회사 생활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가 주축이 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며 성과를 창출하도록 평가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팀장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러면 평가가 직원을 성장시키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되어야 하는데, 90% 이상이 불만이라면 이 평가를 왜 하는가?” 김팀장이 침묵을 지키자 “김팀장, 만약 우리 회사 평가제도를 없애면 무슨 문제가 일어나겠는가?”하고 물었다. 김팀장은 “보상과 승진, 선발형 교육, 우수 부서로의 이동, 퇴직 등의 인사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회장은 “10명 중 9명이 불만인 평가 제도를 백지상태에서 개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B회사는 상대평가의 폐해를 보완하고자 획기적으로 절대평가로 평가제도를 전환하였다. 절대평가 실시 후, 2년 만에 인사부서는 현업 부서장에게 등급별 평가 비율을 통보하고 준수하도록 하였다. 사실상 상대평가로의 복귀이다. 절대평가를 실시한 후 상위 등급으로의 평가 관대화가 극심하게 이루어졌고, 현업조직장들은 직원들이 낮은 평가등급에 대해 절대평가 하에서 낮은 등급을 주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커졌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절대평가는 목표 수준이 가장 중요한데, 목표가 매년 수시로 바뀌고, 중간에 목표와 무관한 일이 부과됨으로써 목표관리가 무의미하게 된 것도 큰 문제였다. 또한, 사업부장의 성향에 따라 등급 비율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도 상대평가로 복귀하게 된 원인이었다.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절대평가를 하느냐? 상대평가를 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평가제도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회사 사업의 특성, 경영자의 철학과 관행, 직원의 의식수준, 조직장의 철저한 실행 등에 따라 평가제도의 수립과 운영은 결정된다. 보수적이고 생산지향적 회사의 생산 현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생산직 경우에는 상대평가 보다는 조직 전체를 고려한 절대평가가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성과를 기준으로 철저한 보상이 결정되는 영업 회사의 영업직은 상대평가에 의한 보상의 차별화를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가의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상 평가 프로세스는 목표관리, 과정 관리, 평가관리로 나눌 수 있다.

목표관리는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공정하게 분담하고, 조직 목표 달성에 개개인이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 가를 명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또한, 목표에 대해서는 목표합의서를 작성하여 교환하고, KPI 관련하여 실천계획을 구체적인 년간 일정을 차트 형식으로 작성해 오도록 해야 한다. 반드시 중간 점검을 하고 새로운 목표 부여 시, 목표 수준과 내용을 수정해 줘야 한다.

과정 관리의 핵심은 점검과 지도이다. 목표에 대해 월별 진척률을 점검해야 한다. 5월 점검에서 A팀원은 85%를 수행했고, C팀원은 10%밖에 수행하지 못했다면, A팀원에게는 보다 높은 추가 목표 부과를 해야 하고, C팀원은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 조직장이 목표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가 점검하고 초과 달성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과정 관리는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다. 불특정 기한을 정해 면담을 실시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월별 1회 이상의 정기 면담을 실시하여, 애로사항 청취, 지난달의 실적과 장점, 금월의 계획, 상사가 지원할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필요시 중간 수준의 직원을 삼아, 목표 달성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 평가관리이다. 평과 관리는 조직장이 직원의 마음에 이번에는 해낼 수 있어,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철저히 기록에 의한 평가를 해야 하며, 평가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가져가야 한다. 평가 결과는 본인에게 통보되어 자신의 현 위치를 알고 그에 따른 육성과 차년도 목표를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평가는 없다. 보다 공정한 평가를 통해 육성되고 성과가 창출되도록 목표와 과정 관리가 수립 및 실천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인사부서와 현업 조직장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