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교수만 했는데, 50억이 넘는 부자이다. 나는 평생 하루도 놀아본적이 없고, 항상 꾸준히 월급쟁이 생활을 했는데, 남은 돈은 없다. 월급은 항상 은행에 이자로, 생활비로 들어가고, 통장은 항상 마이너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늘 부족하게 살다보니, 그런대로 여기에 맞추어 삶을 살게 되고 즐거움도 발견하게 되었다. 가진 것이 없으니, 해외 여행도 못 가지만, 주말이면 도봉산과 북한산의 다양한 등산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소고기는 아예 못먹고 어쩌다 와이프와 동네의 주먹고기(1인분 6000원)를 먹는데, 된장찌개가 맛있다. 지하철 역 노점에서 한 개에 만원하는 와이셔츠 집을 발견했을 때, 더구나 110 사이즈도 있을 때 나름 행복하다

돈도 시간도 우리에게 모두 중요하다. 이둘은 행복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돈이 많아도 시간이 없다면 의미가 없고,  시간은 되는데 돈이 없어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오늘을 사는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어있는 것 같다. 그러다고 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시간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돈이 부족하니까, 해외여행 안가고 국내여행 다니면 된다. 숙박비가 아까우니까, 아침일찍 출발해서 저녁늦게 돌아오도록 일정을 조정하면 된다. 하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내 자신의 모습에 그래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을 살면서 돈은 내가 결정할 수 없지만, 시간은 나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안다.

돈이 만들어 가는 삶은 “살아지는 것”, 내가 만들어가는 삶은 “내가 사는 것”.

지금 내가 노력해야 할 일은 “나의 인생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위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다. 지난 57년을 돌아보면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행복했던 순간은 형제들과 오랜만에 모여서 술 한잔 하며 이야기할 때, 동네 사람들과 맥주집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웃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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