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삼성 상대로 대타 만루 홈런…10-5 승리 견인
한화 이진영 "홈에서 기다리던 주자 3명…이게 만루 홈런이구나"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진영은 여름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가득 채운 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4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6-5로 앞선 5회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그는 우규민의 2구째 커브를 때려 대타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이진영의 홈런 덕분에 한화는 삼성을 10-5로 제압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이진영은 "프로에서는 1점, 2점 홈런만 쳤다.

만루 홈런은 물론이고 3점 홈런도 없었다"면서 "매일 (만루 홈런을) 치는 상상은 했는데 처음이라 기억이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첫 만루 홈런이자, 그의 인생 첫 만루 홈런이다.

학창 시절에도 그랜드슬램 경험이 없다고 말한 그는 "영상 저장해서 많이 돌려볼 거 같다"면서 "주자 3명이 홈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이게 만루 홈런이구나' 싶더라"고 감격했다.

한화 이진영 "홈에서 기다리던 주자 3명…이게 만루 홈런이구나"
이진영의 만루 홈런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 배경은 그의 세리머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알았다"고 밝힌 그는 타구 방향을 눈으로 좇지도 않고 '빠던(배트 플립)' 후 더그아웃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진영은 "빠던은 타격 자세 때문에 치고 나서 나도 모르게 나온다.

솔직히 어떻게 세리머니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결과적으로 이진영의 만루 홈런 세리머니 때문에 다음 타자인 이도윤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우규민은 1구와 2구 모두 이도윤의 몸쪽 깊숙한 공을 던졌고, 기어이 3구째에 엉덩이를 맞혔다.

이진영은 "(이닝 끝나고) (이)도윤이 형이 '너 때문에 맞았다'고 하길래 '그래서 출루율 올라가지 않았느냐'고 답했다"며 웃었다.

비록 만루 홈런이 나왔어도, 이진영의 최근 타격 감각은 좋지 않았다.

한화 이진영 "홈에서 기다리던 주자 3명…이게 만루 홈런이구나"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9경기에서 타율 0.105(19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래서 3일 삼성전이 끝난 뒤 특별 타격 훈련까지 소화했다.

이진영은 "최근 타격감이 사실 좋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훈련했다"면서 "어차피 지금 못하면 2군 내려가서 다시 준비하고 올라오면 된다는 이야기에 힘을 얻었다.

후회 없이 웃으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진영의 만루 홈런 뒤에는 코치들의 '족집게 지도'도 있었다.

이진영은 "정현석과 김남형 두 분 코치님이 '우규민은 변화구 많이 던지니 대비하라'고 하셨다.

전력 분석 차트를 보고 들어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