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감독 "장원준, 변수 없으면 6월 4일 kt전 등판"
1천844일 만에 승리를 추가한 베테랑 왼손 장원준(37·두산 베어스)이 또 한 번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이승엽(46) 두산 감독은 2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우천 취소 등의 변수가 없다면 장원준은 6월 4일 kt wiz전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실점 하고,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선발승을 챙겼다.

2018년 5월 5일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129승째를 수확한 뒤, 5년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던 장원준은 삼성전에서 감격스러운 승리를 거두며 KBO리그 역대 11번째로 개인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 "장원준, 변수 없으면 6월 4일 kt전 등판"
이승엽 감독에게도 장원준의 '130번째 승리'는 의미가 컸다.

지난해 10월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장원준과 면담했다.

당시 장원준은 "현역으로 더 뛰고 싶다"고 밝혔고, 이 감독은 두산 구단에 장원준의 '현역 연장'을 건의했다.

이 감독은 "장원준은 129승을 한 투수다.

이 정도 이력을 쌓은 선수가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뛸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하는 건 불명예 은퇴"라며 "나는 레전드를 대우하고 싶다.

장원준에게 '후회 없이 한 번 뛰어보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특별 대우는 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장원준이 '1군 등판 기회를 스스로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

임시 선발이 필요할 때는 젊은 투수에게 먼저 기회를 주기도 했다.

장원준은 2군에서 등판할 때마다 4∼6이닝을 소화했고, 대체 선발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3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선발 등판까지 한 장원준은 5이닝을 채우며 이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이승엽 감독도 2회에 4실점 한 장원준을 조기에 강판하지 않고, 5회까지 던질 기회를 줬다.

23일 삼성전이 끝나고서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에게 '130승 축하 꽃다발'도 안겼다.

장원준은 2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번 1군 엔트리 제외는 '강등'이 아닌 '다음 등판 준비'의 성격이 짙다.

이미 6월 4일 등판 준비를 지시받은 터라 장원준은 더 의욕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