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롱맨서 선발 전환 후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7
데뷔 13년차에 전성기 임찬규, LG 마운드 보배로 부활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SSG 랜더스를 9-1로 대파한 23일 경기는 LG 선수단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화제가 됐다.

LG가 SSG를 언제 그렇게 일방적으로, 그것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이겨보겠느냐는 얘기가 돌았다.

SSG와 공동 선두를 달리던 LG는 이 경기에서 완승해 5연승을 질주하고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6월 대공세'를 앞두고 LG를 단독 선두로 끌어올린 이 경기의 주인공은 6이닝을 1실점으로 역투한 선발 투수 임찬규다.

데뷔 13년차에 전성기 임찬규, LG 마운드 보배로 부활
임찬규는 2회 최주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을 뿐 나머지 이닝은 큰 위기 없이 실점하지 않고 임무를 완수했다.

임찬규는 벌써 4승(무패)을 거둬 2018년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1승)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또 2020년(10승)에 이어 세 번째로 두 자릿수 승리 달성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임찬규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33. 선발 투수로서 평균자책점은 1.47로 리그 정상급이다.

2011년에 데뷔해 가장 좋았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2021년의 3.87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염경엽 LG 감독은 국내 투수 중 1선발 몫을 해내는 임찬규를 두고 칭찬에 입이 마른다.

시즌 초반 거둔 팀 성적에서 임찬규의 공적이 크다고 내놓고 인정한다.

팀 사정상 임찬규는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국내 투수들의 부진으로 선발 자리가 비자 4월 16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부터 선발로 전환했다.

엿새 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시즌 첫 승리를 따낸 뒤 4번의 등판에서 3승을 보탰다.

데뷔 13년차에 전성기 임찬규, LG 마운드 보배로 부활
오랜 기간 임찬규를 지켜 본 팀 내 관계자들은 그의 성장을 흐뭇한 표정으로 즐긴다.

노석기 LG 데이터 분석팀장은 임찬규의 성공 비결로 먼저 성숙한 마음가짐을 꼽았다.

노 팀장은 24일 "임찬규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팀 사정을 잘 이해하고, 팀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어떤 보직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공을 던졌다"며 "선발로 이동한 후에도 그런 정신으로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구 기술도 진화했다.

임찬규를 아들처럼 아끼는 차명석 LG 단장은 "겨우내 연습한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짚었다.

데뷔 13년차에 전성기 임찬규, LG 마운드 보배로 부활
노 팀장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스윙이 빨라져 타자의 처지에서는 임찬규가 직구를 던지는지, 체인지업을 던지는지 알아채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임찬규가 체인지업을 던질 땐 팔이 느리게 움직여 타자들도 그 박자에 맞춰 공략했지만, 올해에는 팔 궤적에서 직구와 체인지업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LG 구단의 평가다.

노 팀장은 "임찬규가 지금의 좋은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려면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스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커브 제구를 날카롭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펜의 '롱 맨'에서 국내 1선발로 제자리를 찾은 임찬규의 투구에 올해 LG의 명운이 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