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세계선수권서 '개인 최고점'으로 2위…한국 남자 선수 최초 메달
'새 역사' 쓴 차준환 "메달 획득 매우 기뻐…모든 것 쏟아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목에 건 차준환(고려대)이 기쁨을 만끽했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96.39점을 획득,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99.64점을 더해 총점 296.03점으로 최종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 총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고, 한국 남자 선수론 최초로 이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차준환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획득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오늘 스케이팅에도 매우 만족한다"며 "그간 열심히 훈련해 왔다.

오늘을 정말 즐기고 싶었는데, 즐기면서 모든 것을 쏟아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당시 부츠 고리가 떨어지는 등 문제가 생겨 기권했던 차준환은 올해는 만반의 준비를 하며 대회에 나섰고, 마침내 시상대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 관해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었다"고 떠올린 차준환은 "하지만 마침내 좋은 기억을 만들게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스케이트가 또 부러져 바꿔야 했는데,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내가 더 발전하는 것 같다.

오늘은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며 미소를 지었다.

새 역사와 함께 차준환은 이날 한국의 다음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출전권 3장도 얻어냈다.

ISU 규정에 따르면 한 국가에서 선수 한 명이 출전해 2위 안에 들면 다음 시즌 출전권 3장이 주어진다.

이에 대해 차준환은 "2022 베이징 올림픽 이후 동료와 가족들에게 '다음 올림픽은 남자 싱글 쿼터 3장을 따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그 시작인 것 같다"며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골든스케이트와 인터뷰에선 "결과나 메달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았고, 관중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미 내 스케이팅에 만족했기 때문에 점수를 받기 전부터 이미 행복했다.

긴장하지 않고 나 자신을 전적으로 믿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