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복식에선 김소영-공희용 우승, 백하나-이소희 준우승
서승재-채유정, 혼합복식 세계 1위 팀에게 석패
안세영,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만
한국 대표팀이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2023 전영오픈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두 개씩 거머쥐었다.

안세영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2-1(21-17 10-21 21-19)로 꺾었다.

전영오픈 여자 단식 우승은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이다.

전체 종목에선 2017년 여자복식 장예나-이소희 이후 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2020년 첫 출전 당시 32강에서 탈락하고 지난해 준우승에 그쳤던 안세영은 자신의 첫 전영오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가 천위페이였다는 점도 뜻깊다.

천위페이는 안세영과 맞대결에서 8승 2패로 강한 모습을 보여 '천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1월 말레이시아오픈 준결승에 이어 전영오픈 결승까지 두 번 연속으로 천위페이를 격파하며 제 손으로 천적 꼬리표를 떼겠다는 기세다.

안세영,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만
안세영은 탄탄한 수비력과 절묘한 결정력을 무기로 기선제압을 했다.

1세트 15-12에서 두 번 연속 몸을 던지는 수비로 상대 범실을 유도해냈다.

추격이 거셌던 18-17, 천위페이가 헤어 핀을 치자 역시 같은 헤어 핀으로 맞받아치며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2세트를 아쉽게 내준 안세영은 3세트 체력 우위를 점하며 승리했다.

1-0에서 59번의 샷이 나온 긴 랠리 끝에 득점하며 분위기를 되찾았다.

넉 점 앞선 채 11점 고지를 밟은 안세영은 두 번의 인·아웃 챌린지 요청이 모두 받아들여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막판 천위페이가 17-20에서 19-20까지 따라붙었으나 강력한 중앙 스매싱 공격으로 접전을 끝냈다.

안세영,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만
태극전사 맞대결이 성사된 여자복식 결승전에선 김소영-공희용 조와 백하나-이소희 조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5년 차 듀오인 김소영-공희용은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반년 차의 백하나-이소희를 2-0(21-5 21-12)으로 제압했다.

11-3으로 크게 앞선 채 1세트 휴식을 맞은 김소영-공희용은 2세트에선 한 점만 내준 채 13점을 따냈다.

이로써 작년 10월 덴마크오픈 8강, 지난주 독일오픈 4강 등 두 번의 맞대결 패배를 설욕했다.

백하나-이소희는 큰 대회의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한 듯 셔틀콕이 네트를 넘지 못하거나 코트를 벗어나는 장면이 많았다.

안세영,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만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 조는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충 조(중국)와 접전 끝에 1-2(16-21 21-16 12-21)로 석패했다.

출발이 좋지 못했던 서승재-채유정은 4-12까지 리드를 허용했다가 중반 이후 잘 쫓아가 5점 차로 1세트를 마쳤다.

2세트는 8-3까지 앞서가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상대가 12-12까지 추격했으나 역전만큼은 허용하진 않았다.

그러나 3세트 9-11에서 4연속 실점으로 뒤처지기 시작했고 이후 추격의 동력을 찾지 못했다.

전영오픈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대회로,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대회다.

안세영, 전영오픈 여자 단식 금메달…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