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방불케 하는 치열한 레이스…린샤오쥔 4년 만에 한국서 레이스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 500m 예선 1위…같은 조 박지원 탈락
중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린샤오쥔(26·한국명 임효준)이 국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첫 무대에서 한국의 간판 박지원(서울시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린샤오쥔은 1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500m 예선 3조에서 42초083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박지원은 42초242의 4위를 차지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레이스는 마치 결승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다.

두 선수가 은반에 올라서자 관중석을 메운 한국, 중국 빙상 팬들은 각기 박지원과 린샤오쥔의 이름을 외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린샤오쥔은 1번 라인에서, 박지원은 가장 바깥쪽인 5번 라인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두 선수의 희비는 스타트에서 갈렸다.

린샤오쥔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단숨에 1위를 꿰찼다.

반면 박지원은 5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뒤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린샤오쥔은 고이케 가츠노리(일본)와 선두권에서 몸싸움을 펼쳤다.

뒤에 있던 박지원은 이를 악물고 인코스를 노려 3위로 올라섰다.

박지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있는 힘을 다해 추격을 펼쳤다.

그는 결승선 두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를 노려 린샤오쥔에 이어 2위로 올라섰고, 계속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박지원은 결승선을 앞에 두고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밀리며 4위로 처졌다.

린샤오쥔은 결승선을 앞두고 오른발을 쭉 뻗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별다른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린샤오쥔은 올 시즌 남자 500m와 1,000m에 초점을 맞추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반면 박지원은 남자 1,000m와 1,500m가 주 종목이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전 종목 석권을 위해 남자 500m에서도 도전장을 냈으나 첫 관문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원은 대신 이날 열린 남자 1,500m 예선에선 조 1위를 차지해 가볍게 준결승에 올랐다.

중국 쇼트트랙 린샤오쥔, 500m 예선 1위…같은 조 박지원 탈락
조 1위를 차지한 린샤오쥔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그는 2019년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린샤오쥔이 국내 빙상장에서 레이스를 펼친 건 징계를 받기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한국 입국 당시 "다른 대회처럼 이번 대회에 임하겠다"며 "출전 소감 등은 대회가 모두 끝난 뒤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로 국내에서 열리는 건 2016년 서울 대회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10일부터 12일까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고 11일부터 메달레이스가 펼쳐진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개인 종목 남자 500m와 남자 1,000m에 출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