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50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달성…상금 360만 달러
기타야마, 트리플 보기 악재 뚫고 PGA 첫 우승…임성재 공동21위(종합)
무명이나 다름없는 커트 기타야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천만 달러)에서 '트리플 보기'의 악재를 극복하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기타야마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천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로 버틴 끝에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PGA 2부 투어와 아시안투어를 전전하다 유럽을 거쳐 작년에야 PGA투어에 발을 디딘 기타야마는 지난해 더CJ컵 등 세차례 준우승으로 반짝했지만, 이름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던 무명 선수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기타야마가 PGA투어에서 50번째 출전한 대회일 만큼 PGA투어에서 경험도 적다.

그러나 기타야마는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9명이 출전한 특급 대회에서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패트릭 캔틀레이,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 쟁쟁한 스타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특히 기타야마는 9번 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내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어 눈길을 끌었다.

PGA투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한 건 2020년 푸에르토리코 오픈 때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이후 3년 만이다.

이 대회에 앞서 PGA투어에서 통산 상금 427만8천 달러(약 55억5천만원)를 벌어들였던 기타야마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무려 360만 달러(약 46억7천만원)를 받았다.

기타야마는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을 받아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는 디오픈 예선을 겸해 아직 디오픈 출전권이 없던 기타야마와 공동 2위 해리스 잉글리시(미국), 공동 8위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디오픈 출전을 확정했다.

페덱스컵 랭킹 6위로 뛰어 오른 기타야마는 세계랭킹도 46위에서 19위로 끌어 올렸다.

기타야마는 "오랫동안 PGA투어 우승을 꿈꿨는데 마침내 해냈다.

정말 놀랍고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 어린 소감을 밝혔다.

기타야마, 트리플 보기 악재 뚫고 PGA 첫 우승…임성재 공동21위(종합)
1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기타야마는 8번 홀까지 3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하지만 9번 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OB 구역으로 날아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5타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그는 트리플보기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매킬로이, 셰플러, 스피스, 그리고 잉글리시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등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기타야마가 16번 홀(파5) 티박스에 올랐을 때 기타야마를 포함한 공동선두만 5명이었다.

기타야마가 16번 홀에서 3퍼트 파에 그치자 우승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17번(파3)과 18번 홀(파4)은 버디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오는 어려운 홀이기 때문이었다.

기타야마는 그러나 17번 홀에서 티샷을 홀 4m 거리에 떨군 뒤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그는 18번 홀(파4)에서 14m에 이르는 먼 거리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남겼지만, 홀에 딱 붙여 우승을 확정했다.

기타야마는 "9번 홀에서 선두에서 밀려났지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그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타씩 줄인 매킬로이와 해리스 잉글리시(미국)가 1타차 2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고 셰플러, 캔틀레이, 스피스, 그리고 티럴 해턴(잉글랜드)이 2타 뒤진 공동 4위(7언더파 281타)를 차지했다.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를 되찾을 수 있었던 매킬로이에게는 18번 홀(파4) 4m 버디 퍼트를 놓친 게 뼈아팠다.

버디 7개에 보기 5개를 적어낸 매킬로이는 "나한테는 실망스럽지만, 기타야마가 생애 첫 우승을 거두는 광경을 옆에서 본 건 정말 좋았다.

그는 챔피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우승했다면 세계랭킹 1위에 다시 오를 수 있었던 이 대회 작년에 우승자 셰플러는 18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어 공동 2위 그룹에서 밀려난 게 아쉬웠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5)가 공동 21위(3언더파 285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날 버디 5개를 뽑아냈지만 보기 2개에 17번 홀(파3) 더블보기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2타를 줄인 김주형(21)이 공동 34위(이븐파 288타)에 오른 가운데 김시우(28), 김성현(25)은 공동 39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경훈(32)은 공동 53위(2오버파 290타)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이날 이븐파 72타를 치며 사흘 내리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한 채 공동 39위(1오버파 289타)에 머물렀다.

연속 톱10 입상 행진도 10개 대회로 끝났다.

람은 그러나 세계랭킹 1위는 지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