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배영수 코치, 동영상 보고 '즉석 강의'…심재학 코치 'IT 분석 전문'
[WBC 캠프] 대표팀 코치진 '휴대전화로 찍고, 태블릿PC로 분석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코치들은 시대의 조류에 맞게 스마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28일(한국시간) 마지막으로 치러진 대표팀의 훈련 곳곳에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심재학 퀄리티 컨트롤(QC) 코치와 김민재 1루 수비 코치는 실내 타격장에서 태블릿 PC를 사용해 새 타격폼을 장착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적응을 도왔다.

심 코치가 볼을 토스하면, 빠른 공에 대처하고자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이정후가 연신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린다.

이를 김 코치가 태블릿PC로 찍고, 타격이 끝나면 셋이 함께 모여 영상과 데이터 자료 등을 보며 머리를 맞댄다.

[WBC 캠프] 대표팀 코치진 '휴대전화로 찍고, 태블릿PC로 분석하고'
투수들의 불펜 투구 현장에서 정현욱 투수코치와 배영수 불펜 코치는 마냥 팔짱만 낀 채 조용히 투구를 바라보지 않는다.

엉덩이 뒷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동작을 동영상으로 찍고, 곧바로 투수들에게 문제점을 설명한다.

클럽 하우스에서 동영상을 보고 잠깐씩 '강의'를 한다고도 한다.

정 코치가 찍은 동영상을 본 이강철 대표팀 감독과 정 코치는 고영표가 현재 하체를 활용하지 못하고 상체로만 던지려다 보니 팔이 평소보다 뒤에서 나와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고 결론 지었다.

[WBC 캠프] 대표팀 코치진 '휴대전화로 찍고, 태블릿PC로 분석하고'
이를 전해 들은 고영표는 "내가 간과한 기본기를 두 분이 지적해주셨다"며 "힘을 빼고 하체와 허리 회전을 활용해 던지니 나아졌다"고 했다.

이미 태극마크를 달 정도의 선수는 포지션별 국내 최고의 기술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다.

소속팀이 아닌 대표팀 지도자인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을 찾아가도록 문제점을 '콕' 짚어주는 '원 포인트 레슨' 방식이다.

대표팀을 지원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의 관계자는 "전력 분석을 맡은 심 코치는 정보기술(IT) 전문가로서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루고 지인 등에게서 얻은 상대 팀 전력 분석 데이터를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 코치와 배 코치 역시 동영상으로 투수들의 투구 동작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등 선수 분석에 첨단 기기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