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기 체인지업 다듬기 열중…작년 11월 득남 후 첫 국제 대회서 기대감
[WBC 캠프] 습도와 싸우는 고영표 "공이 손에 달라붙어야…도쿄는 낫겠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32·kt wiz)의 주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좌타자를 기준으로 한가운데로 날아가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휘어 들어간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KBO리그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통한다.

그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일본과 미국전에 선발 등판해 체인지업을 앞세워 호투를 펼쳤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했던 추신수(SSG 랜더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위력적이다.

추신수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갑자기 눈에서 사라진다"고 감탄했다.

확실한 마구를 가진 고영표는 2023 WBC 본선에서도 유력한 선발 후보로 꼽힌다.

8강 진출 분수령인 호주전 혹은 최대 빅매치인 한일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고영표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 구사에 애를 먹고 있다.

WBC 공인구의 미끄러운 표면 때문이다.

고영표는 17일(이상 한국시간) NC 다이노스, 24일 kt와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으나 사구 2개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고영표 역시 자신의 체인지업 제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25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현재 몸의 밸런스와 리듬이 완벽하지는 않은 느낌"이라며 "또한 공인구도 미끄러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영표는 큰 걱정은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리조나주의 날씨는 매우 건조한 편"이라며 "손이 마른 상태에서 로진을 만지고 공을 던지니 손바닥에 공이 붙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회가 열리는 일본 도쿄의 날씨는 다르니,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영표의 말처럼 대표팀 훈련지는 매우 건조한 편이다.

25일 한낮의 습도가 27%로 도쿄(81%), 서울(59%)보다 훨씬 낮았다.

[WBC 캠프] 습도와 싸우는 고영표 "공이 손에 달라붙어야…도쿄는 낫겠죠"
그는 대표팀이 귀국하는 3월 1일부터는 체인지업 제구와 구위를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고영표는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라며 "어제 경기에서도 공이 손에서 빠진 느낌은 딱 한 번만 들었다.

그리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각오를 묻는 말엔 "아빠가 된 뒤 출전하는 첫 국제대회"라며 "아들이 매우 보고 싶다.

꾹 참고 운동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11월 득남한 뒤 한 달 만에 아내, 아들과 생이별했다.

2023 WBC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했고, 곧바로 전지 훈련이 열리는 투손으로 이동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고영표는 "지금 아들이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라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가 아들을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