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한화생명 e스포츠 바이퍼(박도현) (출처=LCK)
한화생명 e스포츠 바이퍼(박도현) (출처=LCK)
데프트(김혁규)와 바이퍼(박도현), 두 명의 세최원(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이 오늘(12일) 맞대결을 펼친다. 데프트와 바이퍼는 각각 2022년과 2021년에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경력이 있다. 두 선수는 지난달 10일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3 시즌 킥오프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맞붙는다. 당시에는 데프트가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22 롤드컵 8강에서 각각 DRX와 EDG(에드워드 게이밍) 소속으로 만났던 두 선수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당시에는 데프트가 속한 DRX가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역전승을 거뒀다. 또한 바이퍼는 이번 시즌 LCK에서 현재까지 중국리그 LPL로 떠난 룰러(박재혁)를 제외하고 T1의 구마유시(이민형), DRX의 덕담(서대길) 등 작년 롤드컵에 진출한 LCK 원딜들을 모두 잡아냈다. 이번에 데프트까지 꺾는다면 2022 롤드컵 8강 탈락의 복수를 제대로 해내는 셈이다.

두 선수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데프트와 바이퍼 모두 한화생명 e스포츠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데프트는 2021 시즌을 한화생명에서 보냈고 이후 DRX를 거쳐 현재는 디플러스 기아(DK)에서 활약 중이다. 바이퍼는 2020시즌을 한화생명에서 보냈고 중국리그 LPL로 떠났다가 2023 시즌 한화생명으로 다시 복귀했다.
디플러스 기아의 데프트(김혁규) (출처=LCK)
디플러스 기아의 데프트(김혁규) (출처=LCK)
현재 LCK 메타의 중심이 ‘바텀 캐리’인 만큼 두 선수가 라인전부터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두 선수는 현재까지 LCK 공식 경기에서 세트 기준 26번의 대결을 펼쳤다. 그중 데프트가 17승을 거둬 상대 전적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바이퍼가 더 매섭다. 한화생명은 최근 T1을 잡아낸 이후 DRX와 프레딧 브리온을 연이어 꺾으며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반면 DK는 최근 KT롤스터에게 일격을 당했다.

밴픽의 핵심은 케이틀린과 바루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1B 패치가 적용된 후로 나미, 유미 등 서포터 챔피언이 하향 되면서 파트너인 루시안과 제리의 픽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신 강한 라인전과 후반 캐리력을 가진 케이틀린과 바루스가 자주 기용되고 있다. 데프트 역시 지난 KT와의 경기에서 케이틀린을 2번 꺼내들어 1승 1패를 거뒀다. 바이퍼는 13.1B 패치가 적용되기 전 데이터에서도 바루스를 6번, 케이틀린을 1번 사용한 만큼 두 챔피언을 양 선수가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

양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대결의 중요도가 크다. 특히 한화생명은 이번에 DK를 잡아낸다면 5승 고지에 먼저 오르며 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DK 역시 T1, 젠지, KT 등 상위권 팀을 상대로 패배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리가 간절한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