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팀 MLB 에인절스서 한솥밥 먹는 미일 '야구 천재'…결승서 얄궂은 운명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마이크 트라우트(미국)와 오타니 쇼헤이(일본)는 두 나라를 대표하는 야구 천재다. 먼저 외야수 트라우트는 2011년 에인절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세 번이나 차지했다. 올스타에 10번 선발되고,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실버슬러거를 9번 받은 현역 최고의 타자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거쳐 2018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빅리그 초창기를 주름잡은 베이브 루스 이래 만화 같은 투타 겸업을 21세기에 병행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시대 야구의 아이콘이다. 2018년에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쥐고 2021년에는 만장일치로 리그 MVP를 받았다. 작년에도 2021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남겼지만, 리그 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운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에게 밀려 MVP 투표에서 2위에 머물렀다. 6년째 같은 팀에서 뛰는 둘의 간절한 소망은 우승이다. 두 명의 MVP를 보유하고도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에인절스의 '가을 야구'는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에인절스는 '천재들의 실력을 소모하는 구단'이라는 오명을 자초했다. 둘은 팀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소망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룰 기회를 잡았다. 일본이 21일(한국시간) 멕시코에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두고 14년 만에 결승에 오르면서 '야구 종가'를 자부하는 미국과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트라우트는 빅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으며, 오타니도 2016년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게 프로에서 유일한
멕시코, 일본에 5-6 역전패했으나 4강으로 역대 최고 성적좌익수 아로사레나 호수비 거론하며 "한국에서도 봤을 것"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는 토너먼트 단판 대결에서 끝내기 역전패를 당한 감독의 심정은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그러나 벤지 길 멕시코 야구대표팀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기보다 멕시코 야구가 보여준 저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멕시코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5-6으로 역전패했다. 5-4로 앞선 채 9회 말 마지막 이닝을 맞이한 멕시코는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에게 2루타,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볼넷을 허용해 주자를 2명 내보낸 뒤 무라카미 무네타카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길 감독은 "일본 팀에 경의를 표한다. 멕시코와 일본 모두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누군가는 승리해야 했다"면서 "결승은 일본이 갔지만, 오늘은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승리한 날"이라고 했다. 이번 WBC에서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멕시코는 대회 기간 고국으로부터 엄청난 응원을 받았다. 야구광으로 이름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스 멕시코 대통령은 WBC C조 경기에서 멕시코가 미국에 11-5로 승리하는 장면을 대통령궁 회견장에서 직접 지켜보고 대표팀에 축전을 보냈다. 멕시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은 여전히 축구지만, 적어도 지난 2주는 야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고국과 고국의 소년, 소녀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많은 젊은이와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를 하나로 묶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기지 못
대회 내내 부진했던 무라카미, 준결승전 9회말 끝내기 2루타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부진한 날에도 "'마지막에는 네 덕에 이겼다'라고 말할 날이 올 것"이라고 선수의 마음을 매만졌다. 극적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진출한 날, 구리마야 감독은 실제로 무라카미에게 "마지막에 네 덕에 이겼다"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4-5로 끌려가던 9회말 무사 1, 2루에서 히오바니 가예고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속 152㎞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쳤다. 타구는 시속 179㎞로, 122m를 날아갔다. 무라카미를 향한 일본 야구의 기대감과 이번 대회에서의 부진을 떠올리면 끝내기 안타의 의미는 더 커진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타율 0.318, 56홈런, 134타점을 올려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을 달성했다. 특히 홈런 부문에서는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2023 WBC가 개막하기 전 미국 언론은 무라카미를 '일본의 에런 저지'라고 부르며 기대했다. 일본도 '젊은 일본 야구대표팀 4번 타자' 무라카미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길 바랐다. 그러나 무라카미는 이날 전까지 17타수 4안타(타율 0.235)로 부진했다. 4번 타자로 WBC를 시작했지만, 준결승에는 5번으로 밀렸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9회 전까지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일본이 4-5로 뒤진 9회말 무사 1, 2루에서 무라카미가 타석에 들어섰다. 무라카미는 경기 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