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신생 천안에 '경험' 더하라…'플레잉 코치' 김창수의 역할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2에 새롭게 가세하는 천안시티FC의 플레잉 코치 김창수(38)는 신생팀에 경험을 전수하는 게 선수 생활 마지막에 이른 자신의 역할이라 봤다.

김창수는 8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가운데서 애매한 위치지만 이 팀이 잘 될 수 있는 지점을 말해주는 게 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칭스태프 간 전술 회의에도 가끔 들어간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프로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창수는 대전, 부산, 전북, 광주, 인천 등을 거쳤으며 일본 J리그에서도 3시즌을 뛰었다.

K리그 통산 303경기에서 8골, 20도움을 기록했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베테랑 수비수다.

새 시즌 천안으로 둥지를 옮긴 그는 은퇴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창수는 "(이전 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그만하려고 생각도 했었다"며 "다들 은퇴 시기가 다르겠지만 작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K리그2는 처음이라 경험해보고 싶었다.

박남열 감독님도 축구인으로서 유명한 분이라 그 밑에서 배우고 싶었다"고 천안 합류 이유를 밝혔다.

국내외를 넘나든 베테랑인 그에게 천안은 9번째 팀이다.

K리그 신생 천안에 '경험' 더하라…'플레잉 코치' 김창수의 역할
김창수는 "처음에 이 팀에 왔을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부족했다.

차근차근 채우는 단계"라며 "특히 프로 경험이 없는 선수가 많아서 최대한 부드럽게 조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즉시 합류했는데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힘들어해 허심탄회하게 대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에서 알게 모르게 사라진 선수가 정말 많다"는 김창수는 "나도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로 와서 1, 2년간 거의 못 뛰었다.

줄곧 2군에 있었고 형들이 대표팀에 승선하면 빈자리를 메우곤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재워주고, 밥도 주고, 운동도 하게 해주는 프로 선수가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를 계속 이야기한다"며 "자기가 잘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라는 걸 이야기해서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선수 신분인 그에게 코치로서 동료들을 다그치는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감독님께서는 하고 싶은 말을 선수들에게 다 하라고, 지도자 생활을 할 거면 그걸 해내야 한다고 하셨다"며 "운동하다가 잘못된 점이 보이면 눈치 보지 말고 말을 하라고 하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간에 끼인 상황이라 부담스러웠다"고 웃었다.

박 감독도 "김창수가 가진 노하우와 경험치가 신생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잘 녹아들면 좋다.

프로선수로서 의식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 김창수를 (플레잉 코치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K리그 신생 천안에 '경험' 더하라…'플레잉 코치' 김창수의 역할
박 감독은 김창수가 코치가 아닌 선수로도 제 몫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박 감독은 "몸 상태가 조금 괜찮으면 경기장에도 나와서 솔선수범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박 감독의 기대를 전해 들은 김창수는 종아리 부상에서 재활 중이라며 '경기력'으로 화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일단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선수들과 같이 땀 흘리면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더 잘 전할 수 있다.

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