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자리 떠나보니 소중함 절감…'무한 경쟁' 통해 도전적인 축구 펼치고파"
성남 이기형 감독 "'이기는 형' 별명 걸맞은 성적으로 승격을"
K리그2 성남FC 지휘봉을 잡고 프로축구 현장 지도자로 복귀한 이기형(49) 감독은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성적으로 1부리그 복귀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 감독은 2일 경남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캠프에 참석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새로운 팀으로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로 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2020시즌 부산 아이파크 감독대행을 끝으로 현장 지도자로 나서지 못했던 이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에 머문 성남의 지휘봉을 지난해 12월부터 잡고 프로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성남 선수단은 지난달 태국 치앙마이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1일부터 18일까지 남해에서 2차 훈련을 진행한다.

이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을 빨리 알아갔다.

미팅과 소통으로 전술이 생각보다 빠르게 입혀져 연습 경기 결과도 좋았고, 선수들의 공격과 수비 전술 이해도도 높아졌다"며 "짧은 시간을 고려하면 성과는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지상 목표는 단연 '승격'이다.

이 감독은 "일단은 '다이렉트' 승격을 원하고 있다.

다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도 있을 테니 플레이오프를 가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승격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성남 이기형 감독 "'이기는 형' 별명 걸맞은 성적으로 승격을"
지휘봉을 내려놓는 동안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활동한 시간은 복귀를 꿈꾸고 준비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 감독은 "TSG로 일하면서 감독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추후 팀을 맡게 되면 어떻게 할지 데이터를 쌓아왔는데, 그게 지쳐갈 때쯤 팀을 맡게 돼 저장해 놓은 것들을 토대로 잘 진행 중"이라며 "돌아와 보니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돼 더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름에서 비롯된 '이기는 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좋은 별명인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그런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팀이 잘 만들어져 가고 있고, 선수들의 집중력도 좋아서 별명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K리그2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본다.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을 거라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며 "김천상무나 FC안양이 아무래도 앞서 나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팀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오는 게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강한 성남을 만들고자 이 감독이 내세운 건 '무한 내부 경쟁'이다.

그는 "정해진 베스트 11이 없다.

경기 전날까지도 경쟁할 것이며,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있다"며 "어느 팀보다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 이기형 감독 "'이기는 형' 별명 걸맞은 성적으로 승격을"
팀의 주장인 윙어 심동운은 "누가 경기에 나갈지 모르겠다.

훈련에서 감독님의 눈에 띄려고 좋아하시는 걸 캐치해 나가려고 하고,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이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건 '본분'이다.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구단 매각'까지 거론되며 분위기가 침체한 성남엔 '정치적 외풍'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변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역할만 열심히 하자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승패를 떠나서 간절하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정신 무장도 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감독은 "팬들에게 들어보면 지난해 성남이 무기력한, 수비 축구를 많이 해서 이젠 지더라도 공격적인, 속도감 있는 축구를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며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모순이겠지만, 최대한 속도감 있고 도전적인 축구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