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임성진이 프로배구 포스트시즌을 자양분 삼아 명실상부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임성진은 26일 현대캐피탈과 맞붙은 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에서 서브 에이스 1개, 블로킹 득점 3개를 포함한 23득점(공격 성공률 57.58%)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 PO 1차전에 이어 이날도 팀 공격의 최선봉에 섰다. 주포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무릎 통증으로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빈자리를 잘 메웠다. 임성진은 경기를 마치고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후회 없이 과감하게 하려던 것이 오히려 잘 통했던 것 같다"며 "상대 서브가 강하더라도 피하려 하지 않았고 (공격도) 자신 있게 때리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과감했던 건 플레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적극적인 세리머니로 동료들과 팬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임성진은 "쉽진 않지만 제가 그런 걸 많이 해야 팀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아서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걱정 없이 펄펄 활약하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지적받아온 자신감 부족 문제도 여전하다. 임성진은 "100으로 치면 지금 자신감은 50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아직 힘든 상황일 때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티를 안 낼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내성적인 성격을 이겨낼 만큼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임성진은 "오늘 오전에 스트레칭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오늘 지면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오늘의 임성진이 자신감이 절반밖에 안 되는 임성진이었다면, 과연 100%를 채웠을 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
최태웅 감독은 '결정적 범실' 이시우 위로…"잘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이 맞붙은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은 이틀 전 1차전과 판박이였다. 1, 3세트를 이긴 팀이 풀세트 접전 끝에 상대 추격을 뿌리치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2차전에서 한국전력이 받았던 압박감이 더 거셌을 것이다. 1차전을 졌던 상황에서 한 경기만 더 지면 시리즈에서 아예 탈락하기 때문이다. 권 감독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점수 3-2(25-18 21-25 25-18 25-27 18-16)로 이긴 뒤 2, 4세트를 지고 선수들에게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 권 감독은 "2세트 때 선수들에게 '여기까지도 온 것도 잘한 것'이라고 말했고 '고개 숙이지 말고 즐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20-16으로 앞서다 25-27로 패한 4세트 뒤에는 "선수들이 너무 실망하는 표정이길래 '잘했다. 여기 아무나 설 수 없는 자리다.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결국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준 권 감독의 리더십이 통했다. 5세트 듀스 끝에 조근호가 행운의 서브 에이스를 올렸고, 서재덕이 백 어택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전력의 첫 PO 승리였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몸 상태도 안 좋고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잘해줘서 승리했다"고 공을 돌렸다. 자체 최우수선수(MVP)로는 세터 하승우를 꼽으며 "타이스가 무릎이 안 좋아서 좋은 공은 타이스에게 주고 이단 연결 땐 국내 선수들을 활용하라고 했는데 잘 따라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23득점(공격 성공률 57.58%)을 책임진 1999년생 임성진에 대해선 "원래 부끄러움을 많이 탔는데 이제 진정한 에이스가 돼가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석패한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구단 사상 첫 PO 승리…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운집PO 3차전은 역대 세 번 열려…2차전 승리 팀이 두 번 승리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에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 플레이오프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한국전력은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PO 2차전에서 원정팀 현대캐피탈에 세트 점수 3-2(25-18 21-25 25-18 25-27 18-16)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접전 끝에 1차전을 내줬던 한국전력은 이날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24점), 임성진(23점)의 양 날개를 가동해 승부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한국전력이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이룬 첫 승리다. 이날 경기장에는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인 3천504명이 운집했다. 남자부 PO는 현재까지 17번 열린 가운데 3차전까지 간 경우는 단 세 번이다. 1차전 승리 팀이 한 번 이겼고, 2차전 승리 팀이 두 번 이겼다. 운명의 3차전은 오는 28일 현대캐피탈의 홈 경기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1세트는 한국전력이 압도적이었다. 세터 하승우는 미들 블로커 조근호를 활용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조근호의 속공으로 선취점을 낸 뒤 임성진이 재치 있는 밀어 넣기를 성공했고 또다시 조근호의 속공이 터졌다. 현대캐피탈은 작전 타임으로 흐름을 끊은 뒤 한 점을 만회했으나 한국전력은 조근호의 속공과 블로킹, 상대 범실로 6-1로 앞서나갔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허수봉(6점) 외 다른 공격수들이 모두 1득점에 그치면서 추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범실도 10-6으로 더 많았다. 2세트는 현대캐피탈 세터 김명관(4득점)이 공격까지 책임지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명관은 9-6에서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을 올린 뒤 상대 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