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꺾인 람, '텃밭'에서 언더파 행진 마감
최근 출전한 7개 대회에서 4승, 그리고 올해 출전한 2차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둔 욘 람(스페인)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텃밭'에서 주춤했다.

람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16위에 그친 람은 당장 컷 통과가 급선무가 됐다.

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그는 지난 9일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3일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또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 우승하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PGA투어 3연승은 2014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한번 달성한 뒤 8년 동안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람은 대회에 앞서 "컨디션이 최고다.

어떤 상황에서도 64타를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회가 열린 토리파인스 골프클럽도 람에게는 안방이나 다름없다.

2017년 그는 이곳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따냈다.

2020년에는 1타차 2위를 차지했고, 2021년 토리파인스 남코스에서 열린 US오픈마저 제패했다.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작년까지 람의 평균타수는 69.29타였다.

람을 앞선 선수는 69.28타를 친 타이거 우즈(미국)뿐이다.

고작 0.01타 차이다.

우즈는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8번 우승했다.

그러나 이날 람의 경기력은 기대와 달랐다.

2번(파4),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낼 때만 해도 시즌 3승과 통산 10승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 사달이 났다.

황무지에 볼이 떨어져 벌타를 받고 4번 만에 그린에 올라서는 2퍼트로 홀아웃했다.

람은 12번(파4), 15번 홀(파4)에서 1타씩을 더 잃었다.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한 뼘 거리에 안착시켜 1타를 만회했지만 17번(파4), 18번 홀(파5)에서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람은 언더파 행진도 12라운드에서 마감했다.

현재 PGA투어에서 최장 기록 행진 중인 21경기 연속 컷 통과도 중단될 위기에 몰렸다.

람은 "전에 여기서 경기하면 언더파 아니면 적어도 이븐파는 쳤다"면서 "오늘은 좋지는 않았다"고 자평했다.

한가지 위안거리는 람이 타수를 잃은 코스가 남코스라는 사실이다.

2라운드는 한결 쉬운 북코스에서 경기하기에 2라운드에서 반등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날 공동선두 3명을 포함해 상위 18명 가운데 13명이 북코스에서 1라운드를 치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