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2관왕 차지하고도 학교폭력 전력으로 수상 불발
연말 시상식 외면받는 키움 안우진…골든글러브만 남아
프로야구 선수에게 비활동 기간인 12월은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다.

한 시즌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돌아가는 각종 시상식이 줄줄이 열려서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명실상부한 2022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다.

30번의 선발 등판에서 상대 1선발과 당당히 맞서 196이닝을 버텨내며 15승 8패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모두 1위를 차지해 리그 2관왕에 등극한 안우진은 정작 연말 시상식에서 외면받는다.

부문별 1위에게 자동으로 돌아가는 KBO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트로피를 받았고,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가 뽑은 최고 투수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의 사이영상'을 표방하는 최동원상과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 선정 일구상은 안우진을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스포츠 전문 언론사 시상식에서도 안우진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휘문고 재학 시절 연루한 학교 폭력 전력 때문이다.

연말 시상식 외면받는 키움 안우진…골든글러브만 남아
최동원상을 시상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아예 그를 후보 명단에서도 뺐고, 일구회는 고우석(LG 트윈스)에게 최고 투수상을 줬다.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서 만난 일구회 관계자는 "KBO가 안우진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관심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우리도 상을 주기 어렵게 됐다.

성적만 놓고 보면 안우진이 최고였다"고 했다.

일구상 최고 투수상을 받은 고우석 역시 "최고 구원 투수상인 줄 알고 왔다.

최고 투수상을 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 안우진에게 남은 건 9일 개최 예정인 KBO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상이다.

이달 초 투표를 마친 골든글러브는 안우진과 고우석, SSG 랜더스 통합 우승의 주역 김광현, 리그 다승왕(16승) 케이시 켈리(LG 트윈스)가 표를 나눠 가질 전망이다.

소수의 선정위원이 수상자를 결정한 앞선 시상식과 달리, KBO 골든글러브는 2022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기자와 중계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약 360명의 미디어 관계자 투표로 결정한다.

성적만 놓고 보면 안우진은 데뷔 첫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과거 과오에 대한 투표인단의 판단이 안우진의 수상을 결정하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