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역도 영웅 디아스도 생애 첫 세계선수권 우승
중국 리파빈, 세계역도선수권 용상 '세계신기록 우승'
리파빈(29·중국)이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용상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리파빈은 8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2 세계역도선수권 남자 61㎏급 경기에서 인상 137㎏, 용상 175㎏, 합계 312㎏으로 3개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합계 기록만 시상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세계역도선수권대회는 인상, 용상, 합계 부문에 모두 메달이 걸렸다.

이날 리파빈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75㎏을 들어 에코 율리 이라완(33·인도네시아)이 보유한 남자 61㎏급 용상 세계 기록 174㎏을 1㎏ 넘어선 신기록을 작성했다.

리파빈은 이 체급 인상(145㎏), 용상(175㎏), 합계(318㎏) 세계 기록을 모두 보유했다.

이라완은 합계 300㎏(인상 135㎏·용상 165㎏)으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리파빈이 합계 313㎏(인상 141㎏·용상 172㎏)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라완이 합계 302㎏(인상 137㎏·용상 165㎏)으로 은메달을 땄다.

중국이 출전하지 않은 2021 세계역도선수권에서 인상 132㎏, 용상 156㎏, 합계 288㎏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던 신록(20·고양시청)은 이번 대회에서는 부진했다.

신록은 인상에서 127㎏으로 8위에 그쳤고, 부상 방지를 위해 용상 부문은 포기했다.

중국 리파빈, 세계역도선수권 용상 '세계신기록 우승'
필리핀 스포츠 영웅 하이딜린 디아스(31)는 여자 55㎏급에서 인상 93㎏, 용상 114㎏, 합계 207㎏을 들어 우승했다.

디아스가 세계선수권에서 합계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아스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인상 97㎏, 용상 127㎏, 합계 224㎏을 들어 필리핀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실제 필리핀에서 단막극으로 제작되기도 한 '디아스의 드라마 같은 인생'이 또 한 번 주목받는 계기였다.

어린 시절 디아스는 지독한 가난 탓에 물 40ℓ를 지고 수백 미터를 걸었다.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은행원을 꿈꿨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역경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2019년에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훈련 경비도 부족해서 대기업과 스포츠 후원가들을 찾아다니며 금전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디아스는 2020년 2월 중국인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말레이시아로 전지 훈련을 떠났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체육관 출입을 통제당했다.

가족과도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 디아스는 수개월 동안 숙소의 좁은 공간에서 역기 대신 물병을 들어 올렸다.

역경을 극복한 디아스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필리핀 역사상 처음으로 금맥을 캐더니, 올해에는 개인 첫 세계선수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