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 리오넬 메시(35·PSG)가 4일 호주와 맞붙은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아르헨티나의 2-1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8강 진출에 성공했고 메시는 자신의 '월드컵 토너먼트전 징크스'도 날렸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경기 초반 호주의 '질식 수비'에 막혀 답답한 경기흐름을 이어갔다. 메시는 전반 30분이 지나도록 공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 흐름을 바꾼 것은 역시 메시의 '한 방'이었다. 전반 35분 골 지역 정면에서 공을 받자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대 왼쪽 하단 구석을 찔렀다. 수비수 3명이 달려들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골은 메시와 아르헨티나 팬들의 16년 묵은 '응어리'를 푸는 슈팅이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날 경기는 메시의 프로무대와 A매치를 통틀어 1000번째 출전 무대였다. 그가 소속팀과 대표팀 기록을 통틀어 789번째로 기록한 골이기도 하다. 이후 후반전 훌리안 알바레스(22·멘체스터시티)의 추가골과 엔소 페르난데스(21·벤피카)의 자책골로 경기는 2대 1로 마무리됐다.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해왔던 메시이지만, 이날 슛은 그에게 특별했다. 그가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거둔 첫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지난 러시아월드컵까지 4번의 월드컵 무대에서 6골을 넣었는데 모두 조별리그에서 나왔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 이후에는 그의 골이 침묵해 '토너먼트 징크스'가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득점으로 보란듯이 징크스를 깼다. 월드컵 통산 득점도 9골로 아르헨티나의 전설 마라도나(8골)를 뛰어넘었다. 1골만 추가하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와 함께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사상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쓸 수 있다. 또 대표팀 소속으로 올해 14호골을 넣어 아르헨티나 역사상 한 해 최다골을 기록했다.

이제 메시에게 남은 목표는 월드컵 우승뿐이다. 메시는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라고 공언했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득점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보기 좋게 깨뜨린 메시는 이제 네덜란드를 상대로 8강전에서 '라스트 댄스'를 펼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