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16강 진출G조 1위인 우승 후보 브라질과 6일 16강서 격돌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승리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기고 가나에 2-3으로 졌던 벤투호는 3일(한국시간) 강호 포르투갈과 대회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한국으로서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던 이 날 경기에서 막판까지 1-1로 맞서 탈락하는 듯했다.그러나 후반 4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손흥민(토트넘)의 도움을 받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려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한국은 이날 가나를 2-0으로 누른 우루과이와 나란히 1승 1무 1패가 됐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한국이 지구촌 최대 축구 잔치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오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대회에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 지휘 아래 역대 아시아 국가의 최고 순위인 4위를 차지했고,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원정 대회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을 이뤘다.한국은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고, 32년 뒤인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는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하지만 이전 11번의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게 고작 두 번뿐이었을 만큼 월드컵 본선은 한국 축구에 그리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었다.첫선을 보인 스위스 대회에서는 헝가리에 0-9, 튀르키예(터키)에 0-7로 대패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이후 1986년(멕시코) 1무 2패, 1990년(이탈리아) 3패, 1994년(미국) 2무 1패, 1998년(프랑스) 1무 2패를 거두는 등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조별리그를 마치고 짐을 싸야 했다.다만, 멕시코 대회 아르헨티나전(1-3 패)에서 본선 첫 골(박창선)을 기록하고,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는 1-1로 비기면서 사상 첫 승점을 따내는 등 의미 있는 발자취를 조금씩 남겨갔다.그러다가 2002년 새역사를 썼다.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한국에 0-5 수모를 안긴 네덜란드의 히딩크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해 안방에서 열린 대회를 준비한 우리나라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황선홍과 고(故) 유상철의 연속골을 앞세워 폴란드를 2-0으로 이기고 사상 첫 본선 승리를 챙겼다.4강 신화의 시작이었다.이후 미국과 1-1로 비기고 포르투갈을 1-0으로 눌러 2승 1무, 조 1위라는 역대 조별리그 최고 성적으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뤘다.그런데도 한국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이후로도 이탈리아(2-1 승), 스페인(승부차기 승)을 연파하고 4강까지 거침없이 나아갔다.비록 준결승에서 독일에 0-1로 져 기세를 더는 이어가지 못했지만 언제 다시 새로 쓰일지 모를 새 역사였다.2006년 독일 대회 때는 토고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둬 원정 대회 첫 승리를 달성했고, 2차전에서는 프랑스와 1-1로 비겨 2회 연속 16강 진출 가능성을 부풀렸다.그러나 스위스와 3차전에서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쳤고,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4로 졌지만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면서 원정 첫 16강 쾌거를 이뤘다.16강에서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혼자 두 골을 넣은 우루과이에 1-2로 분패해 8강까지는 오르지 못했다.이후 최근 두 차례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러시아와 1-1로 비긴 뒤 '1승 상대'로 점찍었던 알제리에 2-4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벨기에와 3차전에서는 상대 선수 한 명이 전반 44분 퇴장당한 유리한 상황에서 후반에 실점해 0-1로 졌다.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스웨덴(0-1), 멕시코(1-2)전에서 연패한 뒤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는 대이변을 만들었다.하지만 이때도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 한국 축구는 다시 외국인 지도자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4년여를 준비해 월드컵 본선까지 치른 최장수 국가대표팀 지도자가 된 벤투 감독과 함께 16강 진출에 도전했다.비록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라는 만만찮은 상대들과 한 조에 속했지만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은 김민재(나폴리) 등을 앞세워 희망을 키워왔다.그러고는 강호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준비해온 플레이를 펼쳐 보였다.포르투갈을 상대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김영권(울산)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알라이얀의 기적'을 일궜다.12년 만의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벤투호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바로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이다.다만 16강 상대가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이자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다.한국은 FIFA 랭킹 1위 브라질(한국 28위)과 역대 7번 싸워 1승 6패를 기록했다.1999년 3월 서울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이후 4연패 중이다.최근인 올해 6월 서울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는 1-5로 대패했다.한국과 브라질의 대회 16강전은 오는 6일 오전 4시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다.브라질을 넘으면 한국 축구에 또 새 역사가 쓰인다./연합뉴스
브라질, 카메룬에 종료 직전 결승 골 허용…이번 대회 첫 패배스위스는 세르비아 꺾고 G조 2위로 16강 진출기적을 쓴 태극전사들의 16강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다.브라질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메룬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경기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 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그러나 2승 1패 승점 6을 올린 브라질은 스위스를 골득실차로 따돌리며 G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H조 2위 한국과 브라질은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8강 티켓을 놓고 싸운다.세르비아를 3-2로 누른 스위스(2승 1패)는 2승 1패로 G조 2위를 차지해 16강에 올라섰다.브라질을 꺾은 카메룬(1승 1무 1패)은 3위로, 세르비아(1무 2패)는 4위로 탈락했다.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은 브라질은 비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치렀다.발목을 다친 에이스 네이마르를 비롯해 치아구 시우바, 카제미루, 히샤를리송, 알리송 등 주요 선수들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1.5진급의 브라질의 경기력도 대단했다.브라질은 경기 내내 카메룬을 끊임없이 몰아세웠다.그러나 브라질은 전반전 내내 카메룬 골키퍼 데비스 에파시의 눈부신 선방쇼에 막혀 득점하지 못했다.브라질 공격수 안토니는 전반 38분 오른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을 노렸지만, 에파시에게 막혔다.전반 추가 시간엔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의 오른발 슈팅과 호드리구의 인사이드킥이 모두 에파시의 손에 걸렸다.후반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브라질은 끊임없이 카메룬 골대를 노렸고, 공은 번번이 골키퍼 손에 걸리거나 골대를 외면했다.후반 39분엔 교체 출전한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회심의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흘러나갔다.공격을 퍼붓던 브라질은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 골을 허용했다.카메룬 제롬 응곰 음베켈리는 역습 기회에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뱅상 아부바카르가 헤더로 마무리했다.브라질은 이번 대회 첫 패배,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G조 1위 자리는 놓치지 않았다.스위스는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세르비아와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했다.팀의 간판인 제르단 샤키리가 전반 20분 왼발로 포문을 열었다.샤키리는 2014 브라질(3골), 2018 러시아(1골) 대회에 이어 스위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3회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세르비아의 반격도 거셌다.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빼앗은 세르비아는 두샨 타디치의 크로스를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머리로 받아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전반 34분에는 타디치가 스위스 공을 가로채 중앙을 파고드는 두샨 블라호비치에게 연결했다.블라호비치는 몸의 균형을 일으면서도 골문 왼쪽 구석을 겨냥해, 2-1 역전을 이끌었다.16강 탈락 위기에 몰린 스위스는 전반 44분 질반 비트머의 낮은 클로스를 브렐 엠볼로가 골문 안으로 넣어 2-2 동점을 만들고 전반을 마쳤다.후반 초반에 스위스의 결승골이 나왔다.후반 3분, 중앙에서 날아온 공을 루벤 바르가스가 뒤꿈치로 연결하자, 레모 프로일러가 골망을 갈라 3-2로 역전했다.세르비아와의 감정적인 몸 싸움도 불사한 스위스는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스위스는 7일 오전 4시에 포르투갈과 16강전을 치른다./연합뉴스
소속팀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에 1·2차전 못 나와여전한 '부상 위험'에도 교체출전…결승골 폭발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선정"제 몸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부상을 딛고 한국으로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 '극장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헌신'을 강조했다.황희찬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도움을 받아 역전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황희찬이 넣은 결승골 덕에 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은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입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앞선 1, 2차전에 연달아 결장했다.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TM)으로 선정돼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황희찬은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는 그의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지만 (출전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하지만 황희찬은 위험을 감수하고 그라운드에 나서 그의 별명인 '황소'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더니 결국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멋진 골을 터뜨렸다.황희찬은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면서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다음은 황희찬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마친 소감은.▲ 1, 2차전에서 경기에 못 나서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동안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기도 했다. 결국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팬들께도 자랑스러운 순간을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자랑스럽다'는 말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득점 장면이 훌륭했다.손흥민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의 어시스트도 좋았던 것 같다.▲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 흥민이 형이 드리블할 때 나에게 공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가나-우루과이 경기 결과를 기다릴 때 느낌이 어땠나.▲ 우리는 이미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한 상태였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기다렸다. 믿으면서 기다렸다. 기대한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 많은 국민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오늘 후반전에 교체로 출전할 수 있다는 언질을 언제 받았나.▲ 경기 투입 여부는 알 수 없었다.다만 2차전까지 경기에 못 나와서, 이번 경기에서는 더 다치더라도,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다행히 회복이 잘 돼서 경기에 나설 몸이 준비됐다. (경기를 앞두고) 감독님이 따로 특별히 지시한 것은 없다. 내가 뭘 할지, 뭘 하면 팀에 도움이 될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1, 2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 훈련과 별도 훈련을 오갔다. 몸 상태가 어땠나. 아예 못 뛰는 상태였는지 궁금하다.▲ 처음에 카타르에 왔을 때 통증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훈련 강도를 높이는 도중에 많은 통증을 느꼈다. 그래서 훈련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1차전은 아예 못 뛰는 상황이었다. 2차전은 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의료팀과 코치진은 '더 무리하지 말자'는 판단을 내렸다. 포르투갈과 3차전, 16강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내가 쉬는 게 더 긍정적이라고 코치진이 판단했다. 다행히 이번 3차전 앞두고는 많이 회복했다. 여전히 리스크가 있기는 했지만,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16강 상대가 브라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각오는.▲ 16강에 올라오는 팀은 다 강하다. 우리의 목표는 이기는 거다. 계속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는 게 목표다. 회복할 시간이 별로 없다. 잘 쉬고 잘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