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에 1·2차전 못 나와여전한 '부상 위험'에도 교체출전…결승골 폭발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선정"제 몸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부상을 딛고 한국으로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 '극장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헌신'을 강조했다.황희찬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도움을 받아 역전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황희찬이 넣은 결승골 덕에 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은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입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앞선 1, 2차전에 연달아 결장했다.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TM)으로 선정돼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황희찬은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는 그의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지만 (출전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하지만 황희찬은 위험을 감수하고 그라운드에 나서 그의 별명인 '황소'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더니 결국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멋진 골을 터뜨렸다.황희찬은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면서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다음은 황희찬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마친 소감은.▲ 1, 2차전에서 경기에 못 나서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동안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기도 했다. 결국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팬들께도 자랑스러운 순간을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자랑스럽다'는 말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득점 장면이 훌륭했다.손흥민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의 어시스트도 좋았던 것 같다.▲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 흥민이 형이 드리블할 때 나에게 공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가나-우루과이 경기 결과를 기다릴 때 느낌이 어땠나.▲ 우리는 이미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한 상태였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기다렸다. 믿으면서 기다렸다. 기대한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 많은 국민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오늘 후반전에 교체로 출전할 수 있다는 언질을 언제 받았나.▲ 경기 투입 여부는 알 수 없었다.다만 2차전까지 경기에 못 나와서, 이번 경기에서는 더 다치더라도,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다행히 회복이 잘 돼서 경기에 나설 몸이 준비됐다. (경기를 앞두고) 감독님이 따로 특별히 지시한 것은 없다. 내가 뭘 할지, 뭘 하면 팀에 도움이 될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1, 2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 훈련과 별도 훈련을 오갔다. 몸 상태가 어땠나. 아예 못 뛰는 상태였는지 궁금하다.▲ 처음에 카타르에 왔을 때 통증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훈련 강도를 높이는 도중에 많은 통증을 느꼈다. 그래서 훈련을 못 하는 상황이 됐다. 1차전은 아예 못 뛰는 상황이었다. 2차전은 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의료팀과 코치진은 '더 무리하지 말자'는 판단을 내렸다. 포르투갈과 3차전, 16강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내가 쉬는 게 더 긍정적이라고 코치진이 판단했다. 다행히 이번 3차전 앞두고는 많이 회복했다. 여전히 리스크가 있기는 했지만,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16강 상대가 브라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각오는.▲ 16강에 올라오는 팀은 다 강하다. 우리의 목표는 이기는 거다. 계속 국민들께 기쁨을 드리는 게 목표다. 회복할 시간이 별로 없다. 잘 쉬고 잘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연합뉴스
월드컵 본선서 조국 상대 승리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나온 사례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이 됐다.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물리쳤다.우리나라는 우루과이와 나란히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조 2위로 16강 진출 티켓을 품었다.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쾌거였다.이번 대회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외국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나라가 한국을 포함해 9개국이었는데, 한국을 뺀 8개 나라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펠릭스 산체스(스페인) 감독의 카타르, 구스타보 알파로(아르헨티나) 감독의 에콰도르, 헤라르도 마르티노(아르헨티나) 감독의 멕시코, 존 허드먼(잉글랜드) 감독의 캐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스페인) 감독의 벨기에, 에르베 르나르(프랑스)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이란, 루이스 페르난도 산체스(콜롬비아) 감독의 코스타리카까지 공교롭게도 하나같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벤투 감독도 사실 이날 포르투갈전이 열리기 전까지 1무 1패에 그쳐 16강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외국인 감독 9명이 모두 16강에 들지 못할 것으로 보였으나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로 벤투 감독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벤투 감독은 또 월드컵 본선에서 조국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진기록도 남겼다.벤투 감독은 1992년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를 지냈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던 지도자다.현재 포르투갈 사령탑인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직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바로 벤투였다.월드컵 본선에서 조국을 상대로 이긴 감독의 최근 사례는 2010년에 있었다.당시 가나는 세르비아 출신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는데, 가나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1-0으로 물리쳤다.가나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고, 세르비아는 탈락했다.포르투갈은 직전 대회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포르투갈 출신인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하는 이란과 조별리그에서 만났는데 그때는 1-1로 비겼다.이번 대회에서는 멕시코의 마르티노 감독이 조별리그에서 '조국' 아르헨티나를 상대했으나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이겼다.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감독이 조국을 상대한 통산 전적은 6승 5무 11패로 '조국'이 앞선다.벤투 감독으로서는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포르투갈은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조국에 미안한 마음은 다소 덜했을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포르투갈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국에서의 '노쇼'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한국과 포르투갈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선 포르투갈의 주장 호날두의 '등'이 한국의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한국은 위기에 봉착했으나, 전반 25분 호날두가 등으로 김영권에게 '킬패스'를 건네면서 동점을 기록하는 데 성공,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호날두가 사실상 '1도움'을 기록한 셈이다.이뿐만 아니라 호날두는 경기 내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여러 번 놓쳤고, 특히 한국 골키퍼 김승규와 1대1 찬스에서의 회심의 헤딩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호날두는 이후 득점 없이 후반 20분 교체됐다.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호날두가 한국에 큰 도움을 줬다'며 각종 합성 사진, 패러디 등을 쏟아냈다. '호날두(號捺頭) 재외국민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거나,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에서 호날두의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수정한 네티즌도 있었다.2019년 호날두가 K리그 올스타와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이른바 '노쇼' 논란을 겨냥하기도 했다. 합성된 방송 화면에서 호날두는 "안녕, 한국 팬들. 이걸로 된 거지?"라고 사과한다.한편, 이날 경기에서 호날두의 노쇼를 잊지 않았던 한국 팬들은 호날두가 결정적 기회를 놓칠 때마다 "메시"를 연호하기도 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