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카오루 미토마가 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을 필사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의 카오루 미토마가 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을 필사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 카타르월드컵 E조 조별리그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의 승패를 결정한 것은 비디오판독(VAR)이었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은 후반 6분 1-1 동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올린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때 미토마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 선심은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렸고 이에 대해 VAR이 진행됐다.

축구 경기 규칙은 '지면 또는 공중에서 공 전체가 골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완전히 넘었을 때'를 '아웃 오브 플레이'(Out of Play)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라인을 수직으로 연장했을 때 공의 일부가 닿아 있으면 인플레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만일 이 득점이 인정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16강 진출 티켓은 일본-스페인이 아닌 스페인-독일에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VAR 결과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일본의 득점이 인정됐다. 일본은 이 득점을 앞세워 2-1로 승리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VAR는 승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오전까지 열린 총 44경기 가운데 VAR을 통해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두 경기에 한 번 정도 VAR로 판정이 바뀐 셈이다.

2일 경기에서는 세차례 판정이 뒤집혔다.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 44분 독일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4-2를 만드는 득점을 올렸으나 이때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결국 VAR을 본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또 크로아티아와 벨기에 경기에서는 전반 15분 크로아티아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가, VAR을 통해 크로아티아 선수의 오프사이드가 잡히면서 페널티킥이 취소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대회에서 FIFA가 VAR을 통한 판정 번복 등에 대해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SPN은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VAR 판독 시 관련 자료가 중계방송사에 공유되지만, FIFA는 그렇지 않다"고 개선할 점을 짚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네빌은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이번 일본과 스페인 경기 VAR 판정에 의문을 나타냈다. 네빌은 "내가 음모론을 믿는 것이 아니고, 이번 대회 VAR 관련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개막전부터 받았다"며 "정확한 앵글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