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수단 전쟁 피해 호주로 이주…국가대표로 성장
1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호주 축구대표팀의 숨은 힘은 다양성이다.

1일(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서 덴마크를 1-0으로 꺾고 2승 1패, 승점 6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호주 대표팀 26명 엔트리 가운데 4명은 난민 출신 선수다.

수비수 밀로시 데거넥(콜럼버스 크루)이 태어난 크로아티아의 크닌은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의 충돌로 전쟁터가 됐다.

포화를 피해 7살 때 난민으로 호주에 정착한 데거넥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압박감이라는 말은 전쟁의 한복판에 있던 내가 느끼던 감정이다.

축구는 이기고 질 수는 있어도, 사람이 죽는 일은 없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전하기도 했다.
수비수 토머스 뎅(알비렉스 니가타)과 공격수 아웨르 마빌(카디스 CF), 거랭 쿠얼(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은 모두 아프리카 수단 출신이다.

마빌의 부모는 수단 내전을 피해 케냐에 있는 UN 난민 캠프로 향했고, 거기에서 마빌이 태어났다.

난민 캠프에서 10살까지 지낸 마빌은 10살 때 호주로 이주했고, 호주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자 "호주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생명의 기회를 줬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마빌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난민 캠프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들었다.

반군에게 잡혔다가 어떻게 탈출했는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결국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다양성의 힘으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호주는 '두 얼굴의 나라'라는 지적을 받는다.

미국 월간지 포린 폴리시는 "호주 정부는 2001년 400여 명의 난민을 태운 노르웨이 화물선의 입항을 거부한 바 있다.

결국 대부분의 난민은 뉴질랜드가 수용했고, 호주는 마지못해 태평양의 섬 나우루에 이들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호주의 망명 신청자는 평균 761일이 걸리는 망명 심사를 하는 동안 사실상 감옥에 수감된다"고 지적했다.

뎅은 호주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릴 때 상점가를 방문하면 경비원이 마치 내가 도둑질이라도 할 것처럼 감시했다.

여러 번 겪은 일이지만, 그런 시선을 무시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