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서 10개의 레드카드를 꺼내 화제가 됐던 심판이 2022 카타르월드컵 한국-포르투갈전 주심으로 나서게 됐다.1일(한국 시각)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3일 0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쿤도 테요(40) 심판이 주심으로 배정됐다.테요 심판은 2013년부터 아르헨티나 1부리그 프리메라 디비시온에서 활동해왔다. 국제 심판으로는 2019년부터 나섰다. 이번 월드컵에 대비한 테스트 이벤트 형식으로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아랍컵에도 참여했다.그는 이번 월드컵 개막 직전인 지난달 7일 자국 컵대회인 트로페오 데 캄페오네스 결승전 라싱-보카 주니어스의 경기 주심을 맡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무려 10명의 선수들을 퇴장시켜 화제가 된 바 있다.당시 라싱의 카를로스 알라카스가 1-1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득점 후 상대 팀인 보카 주니어스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보카 주니어스 선수들이 그를 에워싼 채 귀를 잡아당기고 공을 던지는 등 신경전을 벌이면서 테요 주심은 벤치에 앉아 있던 두 명을 포함해 보카 주니어스 선수 5명을 줄줄이 퇴장시켰다. 경기 중에도 이미 두 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던 보카 주니어스는 총 7명이 퇴장 당하면서 경기 속개가 어렵게 됐다. 축구 규정상 한 팀 선수가 7명 이하일 때는 경기를 할 수 없다. 라싱에서도 당시 알카라스 등 3명이 퇴장 명령을 받았다.포르투갈전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경기다. 현재 한국(승점 1·골득실 -1)은 H조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는 포르투갈(승점 6), 2위는 가나(승점 3)다. 우루과이(승점 1·골득실 -2)가 4위다.한국은 자력으로는 16강 진출은 불가능한 상황. 포르투갈은 무조건 이기고, 우루과이-가나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이란 북부 도시서 경적 울리던 27세 머리에 조준사격"이란 미드필더 에자톨리히 "어린시절 친구 잃어…진실 드러날 것"29일(현지시간) 이란 대표팀이 '앙숙' 미국에 패해 카타르 올림픽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이에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이란 보안군(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가 보도했다.인권 활동가들은 27세의 남성 메흐란 사막이 이날 경기 직후 카스피해에 접한 이란 북부 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자신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이란 대표팀의 패전을 축하하다가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뒤 보안군이 그(사막)를 직접 겨냥해 머리를 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IHR에 따르면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의 손에 살해된 사람은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에 달한다.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막이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이 단체는 또한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사막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공교롭게도 사망한 사막은 이날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의 지인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사막처럼 반다르 안잘리 출신인 에자톨리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막과 어린 시절 유소년축구팀에서 함께 뛰었다고 소개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그는 자신과 사막을 비롯한 꼬마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함께 올리며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심경을 밝혔다.그는 친구의 사망 정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에자톨리히는 이날 미국전에서 패한 뒤 경기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자 미국 선수가 다가와 위로하는 모습이 목격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날 이란 대표팀이 숙적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한 바 있다.상당수 이란인은 이란 대표팀이 이란 정권을 대변한다고 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거부하고 있다.정치적 앙숙인 미국과 이란의 이날 경기는 카타르의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 통상적인 보안 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가나에 2대 3으로 석패한 뒤 국내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인 손흥민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행태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이같은 국내 분위기를 앞다퉈 보도했다.지난달 30일 중국신문망·텐센트신문 등 현지 매체들은 '아시아 1위 축구 스타에게 한국 누리꾼들의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패배 원인을 손흥민에게 돌리며 분노했다', '손흥민을 빼고 다른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등 가나전 패배 이후 한국 분위기를 전하는 기사들을 냈다.해당 매체들은 한국 네티즌들이 손흥민을 향해 쏟아낸 '악플'의 내용을 그대로 캡처·번역해 전하면서 "손흥민이 한국 네티즌들의 폭언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손흥민이 없었다면 과연 한국인들이 기대하는 기적이 일어날 기회가 있었겠냐",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이 기대만큼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등의 분석을 내놨다.한 중국인 네티즌은 "손흥민이 중국으로 귀화하면 더 큰 지지를 얻고 명성과 돈도 벌 수 있다"고 회유성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부상 투혼을 펼친 세계적인 선수를 격려하기는커녕 비난하기에만 급급한 일부 한국 네티즌들을 비꼰 것으로도 보인다.앞서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전 석패 이후 손흥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몰려가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벤치에 있어라", "다음 경기는 나오지 말아라" 등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손흥민을 향한 악플 소식이 알려지자 그를 보호하고 응원하기 위한 '선플'(선한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월클월클할 때는 언제고 부상에도 정신력으로 뛰어준 선수에게 경기력이 기대에 좀 못 미쳤다고 그럴 수가 있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한테 함부로 글 쓰지 말자", "안와골절 3주 만에 경기 뛰는 게 기적" 등의 반응을 보였다.손흥민은 가나와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 모두 많이 고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밖에 안 나와서 미안하다"면서 "개인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특히 마음 아프다"고 소감을 밝혔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