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 잡은 GS칼텍스, 슬럼프 털고 '여자부 3강' 명예회복하나
"동료들의 눈을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는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흥국생명전을 마친 뒤 올 시즌 초반을 이렇게 돌아봤다.

모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느낌의 눈빛이었다"며 "그런 분위기에서 매일 훈련을 열심히 진행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개막 전에는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함께 여자부 3강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GS칼텍스는 시즌 초 부진에 빠졌다.

2018-2019시즌부터 계속 3위 안에 들었고 2020-2021시즌엔 여자부 최초 트리플 크라운(정규리그 1위, 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 위업까지 달성했던 GS칼텍스는 이제 4승 6패(승점 12)로 중하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모마는 올해를 지난 시즌과 비교해달라고 하자 "큰 차이점이 있다.

작년에는 더 많은 경기에서 이겼다"는 뼈있는 농담으로 답하면서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국가대표 세터 안혜진, 주전 공격수 강소휘 등 국내 선수들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1세트당 평균 10개 이상의 정확한 토스를 올려주던 안혜진은 이번 시즌 1세트당 7.7개에 그치고 있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아직 제 기량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팀의 간판 공격수인 강소휘도 올 시즌 1세트당 평균 득점(2.7점)과 공격 성공률(34.23%)이 지난 시즌(3.5점·36.67%)에 비해 주춤한 모습이다.

그랬기에 29일 흥국생명전 승리는 더욱 빛났다.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아직 절반 이상 남은 이번 시즌을 재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마는 "오늘 승리는 굉장히 좋다.

경기에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좋은 팀워크로 잘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남은 시즌의 보약이 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선수들도 각자 돌파구를 찾은 듯하다.

안혜진은 올 시즌 처음 풀세트를 소화하며 1세트당 11.6개의 정확한 토스를 기록했고, 강소휘는 모마 다음으로 가장 많은 15득점을 올리면서 올 시즌 최고 공격 성공률(50.00%)을 찍었다.

올 시즌 득점 2위(241점)로 고군분투했던 모마도 이날 동료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공격 성공률을 올 시즌 처음 60%대로 끌어올렸다.

내달 3일 KGC인삼공사전을 대비한 GS칼텍스의 훈련에서는 모마가 좀 더 편하게 동료들과 눈을 마주칠 수 있을 것 같다.

흥국 잡은 GS칼텍스, 슬럼프 털고 '여자부 3강' 명예회복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