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번 경기하는 일정에 익숙해진 뒤에 월드컵 치르는 게 한결 수월"
[월드컵] 잉글랜드 주장 케인 "시즌 중 치르는 겨울 월드컵, 나는 좋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29·토트넘)이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 월드컵을 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정"이라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주요 리그가 개막한 뒤에 열려 선수들의 부상 우려가 컸다.

실제로 리그 초반에 부상을 당해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케인의 토트넘 동료이자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30)은 지난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D조 최종 6차전에서 안와 골절 부상을 당했고, 본선 무대에서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다.

낯선 겨울 월드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케인은 다른 의견을 냈다.

케인은 29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국제 대회는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로 출전하기 어려웠다.

주요 국제대회가 여름에 열리다 보니, 앞으로도 이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여름에 열린 지난 대회보다 몸 상태를 만드는 데 한결 수월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월드컵은 6~7월 등 여름에 열렸다.

프리미어리그 등 주요 유럽리그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비시즌'이다.

하지만, 사상 처음 중동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은 무더위를 피해 겨울에 개최했다.

2022-2023 프리미어리그는 8월 6일에 개막했다.

예전 '월드컵이 열리는 해'였다면, 국가대표 스타들이 월드컵을 마친 뒤 5주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서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시기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이 11월 21일에 개막해 12월 19일에 폐회하는 일정이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1월 중순부터 '월드컵 휴식기'를 편성해 12월 26일에 재개하기로 했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가혹한 일정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케인은 "프리미어리그가 종료한 5월부터 다시 몸을 만들어 6월에 월드컵을 치르고, 월드컵이 끝난 뒤 5주 동안 다시 리그를 위해 몸을 만드는 게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가 월드컵 전에 개막해, 나는 사흘에 한 번씩 경기하는 일정에 익숙해진 채로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다.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한 몸 상태"라고 '겨울 월드컵'을 옹호했다.

[월드컵] 잉글랜드 주장 케인 "시즌 중 치르는 겨울 월드컵, 나는 좋아"
케인은 '발목 부상'에 관한 우려도 일축했다.

케인은 "내 부상 정도가 과대 포장됐다.

내 몸 상태에 관해 많은 얘기가 나온 건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스포츠 선수들이 수시로 받는 일반적인 검사를 했고, 내 오른쪽 발목 상태는 아주 깨끗했다"며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다음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열린 이란과의 B조 1차전에서 후반 3분 모르테자 푸르알리간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통증을 호소했고, 후반 30분 캘럼 윌슨과 교체됐다.

케인은 "이란전에서도 90분을 풀 타임으로 뛸 수 있었다.

전략적인 교체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26일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 유로 2004에서 웨인 루니가 대회가 개막하기 전에 부상을 당했지만, 본 대회에서 정상적으로 뛰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 나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팬이었기 때문에 두 선수의 몸 상태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며 "지금 내 상태도 당시의 베컴, 루니와 다를 바 없다.

외부에서 과장되게 표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케인은 "우리 팀에는 잉글랜드 승리를 원하는 26명의 선수가 있다"라며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출전할 수 있지만 내가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