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KS 마무리 김광현 "복귀한 해 팬과 약속 지켜 무척 기뻐"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약 20분 조금 넘게 광란의 '맥주 샤워'가 끝나고 만난 추신수(40·SSG 랜더스)의 두 눈덩이는 부어있었다.

감격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이 흘린 추신수는 "후배들이 너무 고맙다"며 "내 한(恨)을 풀어줬다"고 고마워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간 아시아 타자의 독보적인 기록을 남긴 추신수는 아쉽게도 우승 반지를 끼어보지 못했다.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5∼16년 텍사스 레인저스(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빅리그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팀이 더는 올라가지 못했던 탓에 그걸로 끝이었다.

2021년 SSG 창단과 함께 KBO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SSG가 8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2년 만에 조국에서 마침내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왼쪽 옆구리 미세 골절로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도 추신수는 이번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1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타율 0.320(25타수 8안타)에 6득점, 출루율 0.414를 찍고 이름값을 했다.

SSG가 우승을 확정한 6차전에서도 추신수는 0-2로 끌려가던 3회말 최지훈의 짧은 우전 안타 때 전력 질주로 1루에서 3루를 파 2-2 동점을 이루는 데 앞장섰다.

키움 우익수가 레이저 송구로 유명한 야시엘 푸이그였는데도 '추추 트레인'은 멈추지 않고 뛰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신나는 댄스와 함께 맥주를 흠뻑 뒤집어 쓴 추신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미국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와 한국에서 우승한 것과는 다르다.

이런 맥주는 온종일 맞아도 좋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후배들이 항상 강한 내 모습만 보다가 오늘처럼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처음 보고 울보라고 부르더라"라며 "후배들에겐 남자는 이런 때 울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추신수는 "이제는 다 가진 것 같다"며 "작년에 SSG 유니폼을 입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 팀은 우승하고 이렇게 기뻐할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에 오면서 여러 지원을 받았는데 모든 분께 무척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날 5차전에서 대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동갑내기 김강민과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고 하자 추신수는 "나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강민이도 울면서 내게 다가왔다"며 "평생 꿈꿔오던 순간이 와서 몸이 반응하는 대로 했다"고 두 친구가 나눈 감격의 장면을 떠올렸다.

내년에도 2연패를 향해 계속 뛸 것이냐고 묻자 추신수는 "손가락은 10개다.

아직 9개가 남았다"며 더 많은 우승 반지에 욕심을 보인 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지만, 너무 영광스러운 우승을 했기에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현역 연장에 여운을 남겼다.

존경하는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이 73세의 나이에 첫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을 두고 추신수는 "안 그래도 매일 미국 야구를 챙겨서 보는데 존경하는 베이커 감독님이 우승하길 정말 바랐고, 첫 우승을 일궈 너무 좋았다"며 자신의 우승 한을 푼 것과 비교해 설명하기도 했다.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MLB 생활을 접고 3년 만에 SSG에 복귀한 에이스 김광현(34)은 "돌아왔을 때 팬들에게 약속한 우승을 일궈서 한없이 기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광현은 5차전 선발로 재미를 못 봤지만, 6차전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챙기며 SSG의 창단 첫 우승을 결정지었다.

김광현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0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소속팀의 우승을 확정한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눈물로 눈덩이 부은 추신수 "후배들아 한 풀어줘 너무 고맙다"
김원형 감독으로부터 오늘 등판할 수 있다는 얘기를 경기 전 들었다던 김광현은 "선발 등판 다음날 던지는 게 내겐 낫다"며 "이틀 후(7차전)에 던지는 것보다 6차전이 낫다고 말씀드렸더니 김원형 감독님도 '나도 그랬다'"고 얘기하시더라"라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틀 연속 투구로 공에 힘이 실리진 않았지만, 자신 있게 던져 좋은 결과는 냈다던 김광현은 "복귀한 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운을 뗀 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해내느라 선수들이 많이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에 모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