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팀 디알엑스(DRX)가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신한은행 예스24 레드불 포르쉐 등 DRX 스폰서 기업들이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롤드컵은 22개 방송 중계 회사를 통해 21개 언어로 송출됐다. e스포츠 통계업체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이날 결승전의 최대 동시 시청자는 e스포츠 사상 최다인 514만7699명에 달했다. 거대 시장인 중국의 시청자를 제외한 숫자다. 지난 6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9주년 기념 공연 ‘프루프 라이브’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약 213만900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라는 평가다.

이번 결승전이 흥행한 이유로는 ‘언더독 효과’가 꼽힌다. 우승할 확률이 낮은 팀(언더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 현상을 뜻한다. 주장 데프트(김혁규)가 이끄는 DRX는 지역 최하위권에서 반전을 거듭해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가 세계 정상급 팀인 T1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T1에선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페이커(이상혁)가 주장을 맡고 있다. 양 팀 주장이 마포고 동기라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DRX 스폰서들은 뜻밖의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누리게 됐다.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에 새겨진 기업 로고가 전 세계로 송출되면서다. DRX 스폰서로는 신한은행 레드불 포르쉐 예스24 휴온스 로지텍 하이퍼 솔닥 제닉스 아프리카TV 서울대 유타대아시아캠퍼스 등이 있다.

지난 5월부터 DRX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신한은행은 반년 만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e스포츠의 주요 소비자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뿐 아니라 전 세계에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돼서다. 신한은행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 10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20개국 165개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DRX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왕복 항공권을 업그레이드하도록 지시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9일 선수단이 귀국하는 대로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e스포츠 팬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