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PO 1차전 6이닝 2실점 호투…데일리 MVP까지
"야수들 호수비로 승리…정규시즌 키움전은 생각하지 않아"
LG 켈리, 복수 성공…5이닝 연속 투구 기록 끊었던 키움 완파(종합)
LG 트윈스의 우완투수 케이시 켈리(33)는 지난 8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잊지 못한다.

2020년 5월부터 무려 7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기록을 이어가던 켈리는 키움 타선에 난타당하며 무너졌다.

당시 켈리는 3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8개 안타를 허용하며 7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이 경기로 인해 켈리의 공든 탑은 와르르 무너졌다.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는 1-1로 맞선 2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팀 박준태에게 12개의 공을 던지며 진을 뺐고, 무더위 속에 멘털이 흔들리며 무너졌다.

제대로 꼬인 경기였다.

키움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켈리는 올가을 가장 중요한 승부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그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6이닝을 6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6-3 승리를 이끌었다.

LG 켈리, 복수 성공…5이닝 연속 투구 기록 끊었던 키움 완파(종합)
켈리의 복수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켈리는 야수들의 계속된 호수비와 타선의 폭발로 큰 힘을 얻었다.

그는 1회 선두 타자 김준완에게 안타성 짧은 타구를 허용했지만, LG 좌익수 김현수가 빠르게 내달려 잡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후 김태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폭투를 던졌으나, 포수 유강남이 2루로 뛰던 김태진을 잡아내면서 무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수비의 도움을 받은 켈리는 2회부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야시엘 푸이그와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켈리는 박준태와 김휘집을 나란히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두 선수에겐 모두 빠른 직구로 정면 대결해 범타를 끌어냈다.

3회에도 2사 2, 3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혜성에게 날카로운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내야 뜬 공으로 잡았다.

3회말 LG 타자들이 대거 3득점 하자 켈리는 가벼운 어깨로 더 강하게 공을 뿌렸다.

4회와 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6회엔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김혜성에게 좌중간 안타, 야시엘 푸이그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지만, 승부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켈리는 이날 경기로 2019년부터 이어온 가을야구 5이닝 이상 투구 기록을 5경기로 늘렸다.

아울러 LG는 켈리가 등판한 모든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승리하는 기분 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PO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켈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8월 키움 전에 관한 질문을 받고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 초반엔 공이 좋지 않았지만, 야수들이 호수비를 펼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로 4년째 LG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남은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