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대표팀, 카타르 WC에 가족 동행 안해…"인권 문제 항의"
덴마크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가족과 동행하지 않는다.

4일(현지시간) 덴마크 에크스트라 블라데트 등에 따르면 덴마크 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 대표팀 선수들의 아내, 여자친구의 방문을 취소하는 등 현지에서의 활동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는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대한 항의 표시다.

덴마크 축구협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야콥 회이어는 "우리는 카타르의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싶지 않다"며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이전 대회에선 선수들의 아내와 여자친구들이 협회 이사진과 동행했으나, 이번에는 여행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를 위한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가혹한 근로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카타르 월드컵 현장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근무하고,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등 당국으로부터 착취당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지난해 2월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국제노동기구(ILO)는 카타르가 노동자들의 사망을 정확히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덴마크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은 월드컵 유니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덴마크 대표팀, 카타르 WC에 가족 동행 안해…"인권 문제 항의"
유니폼 후원사 험멜이 공개한 덴마크 대표팀의 홈 유니폼은 붉은색, 원정 유니폼은 흰색, 서드 유니폼은 검은색인데, 험멜과 축구협회 로고 등이 유니폼의 주 색상과 같아 눈에 띄지 않는다.

험멜은 "새 유니폼을 통해 이중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덴마크 축구의 가장 위대한 성과(우승)인 199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영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카타르와 그 인권 기록에 대한 항의"라며 "수천 명의 목숨을 잃게 한 대회에서 눈에 띄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은색의 서드 유니폼에는 애도의 뜻도 담았다.

이 외에도 덴마크 축구협회는 협회 이사진의 카타르 방문 역시 축소하기로 했으며, 카타르 홍보 활동 등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덴마크만 카타르 인권 착취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에선 파리와 스트라스부르, 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카타르 월드컵 거리 중계를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선 독일과 노르웨이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인권 보호를 촉구하는 티셔츠를 입고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