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이형준 "시즌 끝나기 전에 우승 한 번 더…"
상근 예비역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지 1년 3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6번째 우승을 거둔 이형준(30)은 "우승이 너무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입대하기 전 5차례나 우승했고 2018년에는 대상까지 차지한 정상급 선수였던 그는 제대한 뒤 경기력이 너무 떨어져서 애를 태웠다.

군 복무 중에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도 "막상 투어에 복귀하니 너무 못 쳐서 짜증이 났다"고 그는 말했다.

"몸을 불려 비거리도 늘렸는데 다른 선수들과 너무 경기력이 차이가 나니까 화도 많이 났다"는 이형준은 "시드를 잃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까지 할 만큼 마음이 쫓겼다"고 밝혔다.

이형준은 주변에 조언을 구하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그는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면서 "우승 한 번 하면 페이스를 찾을 듯해서 2등도 필요 없으니 우승 한번 하자는 마음뿐이었다"고 이번 우승이 간절함에서 비롯됐음을 밝혔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2년 시드 갖고 있어서 2년 안에 한 번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지난 대회 때부터 샷 감각이 좋아졌다.

예전에 쳤던 샷이 나와서 쇼트게임과 퍼트만 따라주면 되겠다 싶었다"는 이형준은 "1, 2라운드 때는 톱10이 목표였는데 기대보다 버디를 많이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형준은 이번까지 6승 가운데 4승을 찬 바람이 부는 가을에 따내 '가을 사나이'로 불린다.

그는 "사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다만 이때쯤이면 어지러웠던 샷이 정리가 된다.

몸이 잘 돌아가는 여름보다 스윙이 뻑뻑해지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가 캐디를 해준 이형준은 "아내와 두 번 우승을 함께했다.

아내가 우승하고선 살짝 눈물을 비추더라"면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캐디까지 하려니 힘이 드는 모양이다.

아마 이번 대회가 캐디로서는 마지막이 될 듯하다"고 귀띔했다.

이형준은 2018년 결혼해 네 살 아들과 두 살 딸을 뒀다.

이형준은 "대상과 상금왕 경쟁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면서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형준은 "내년까지는 코리안투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도 어리고 자신의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그는 "2024년부터는 해외투어에 도전할 생각이 있다.

일본이나 아시아투어 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