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AFC 집행위원 23명이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 결정
26일 출국 정몽규 협회장, 집행위원 상대로 한국 개최 지지 호소
'23인의 마음 얻어라'…축구협회, 아시안컵 유치 마지막 총력전
아시아 대륙 최고 권위의 축구 국가대항전인 아시안컵을 63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려는 대한축구협회가 칼자루를 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고 있다.

한국과 카메룬 축구대표팀 간 친선경기가 치러진 2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을 포함한 최정예로 치른 마지막 평가전이었지만 이날 경기장에 한국 축구의 수장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기 전 양국 협회장이 참여하는 선수단 격려도 우리 쪽에서는 이용수 협회 부회장이 나섰다.

2023 AFC 아시안컵 개최국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몽규 회장은 마지막 유치 작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30일 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6일 출국해 샤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을 비롯한 AFC 집행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23인의 마음 얻어라'…축구협회, 아시안컵 유치 마지막 총력전
2023년 아시안컵은 애초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해 개최국을 다시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새 개최국은 10월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F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다.

최종 후보는 우리나라와 올해 월드컵 개최국이기도 한 카타르, 그리고 인도네시아다.

이 가운데 올해 월드컵을 치르려고 구축한 최신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AFC에 막대한 지원까지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는 개최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등의 불리한 면에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물론 '명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게 설득력이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을 개최한 것은 1960년 제2회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시아 축구 최강을 자처해온 한국에서는 이후 60년 넘도록 아시안컵이 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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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시안컵은 보통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됐다.

2007년 대회는 동남아시아 4개국이 공동개최했고, 2011년은 카타르, 2015년은 호주, 2019년은 아랍에미리트(UAE)가 대회를 개최했다.

2027년 대회는 현재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개최하려 했던 대회를 카타르에서 치르면 서아시아 국가에서는 3회 연속 대회를 개최하게 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20년 동안 아시안컵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러한 명분에 국내 개최를 바라는 축구 팬들의 열망까지 등에 업고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를 알림대사로 선정하는 등 대회 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 정부도 이미 '2023 아시안컵 유치 전략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범정부 차원의 유치 활동을 펼치면서 글로벌 한류 스타가 함께하는 'K-컬처' 아시안컵 진행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23인의 마음 얻어라'…축구협회, 아시안컵 유치 마지막 총력전
다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개최국 결정권을 가진 것은 AFC 집행위원회인데 위원회 구성부터 우리에게 유리하다 할 수 없다.

AFC 집행위원회는 AFC 살만 회장과 5명의 부회장에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5명, AFC 집행위원회 위원 12명을 더해 23명으로 꾸려진다.

살만 회장은 서아시아 국가인 바레인 출신이다.

부회장 5명 중 2명도 후보국인 카타르에 이란, 서아시아 국가 출신이다.

다른 3명의 부회장은 몽골, 미얀마, 파키스탄 국적을 가졌다.

AFC 집행위원회 위원 12명 중에도 5명이 서아시아 국가(이라크, 레바논, 오만, 예멘, 팔레스타인) 출신이다.

협회에 따르면 후보국의 결격사유가 없다면 집행위원회 회의에서는 실사 결과 등을 보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 청취 과정을 거쳐 집행위원 다수결로 개최국을 선정한다.

결정은 일반적으로 비밀 투표방식이 아닌 거수 형태로 이뤄져 누가 어디에 표를 줬는지 알 수 있다.

'23인의 마음 얻어라'…축구협회, 아시안컵 유치 마지막 총력전
최근 AFC 내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버틴 동아시아에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오일머니'를 앞세워 영향력을 키워온 서아시아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간 모양새다.

2023-2024시즌부터 아시아 클럽대항전인 AFC 챔피언스리그를 '춘추제'(봄부터 가을까지)에서 '추춘제'(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로 변경하고 외국인 선수 수를 확대하기로 한 것 등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서아시아 국가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이번 국외 출장 기간에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아시아연맹 소속 집행위원들의 확실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립적 성격이 강한 동남아 국가는 물론 중동 지역 집행위원들까지 일일이 찾아가 한국의 아시안컵 유치를 위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귀국 날짜도 정해놓지 않은 정 회장은 살만 회장과도 면담하고 우리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보장과 함께 한국 개최의 당위성 및 의미를 강조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