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테니스 복식에 권순우와 한 조로 출전해 8강 진출
2년 만에 복귀전 승리 정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 기쁘다"
한국 선수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올랐던 정현(26)이 2년 만의 복귀전에서 웃었다.

정현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총상금 123만7천570 달러) 대회 사흘째 복식 1회전에 권순우(25·당진시청)와 한 조로 출전했다.

한스 버두고(멕시코)-트리트 휴이(필리핀) 조를 2-1(2-6 6-2 10-8)로 꺾은 정현-권순우 조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정현은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이후 2년간 허리 부상 등으로 고생하며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한때 19위까지 올랐던 세계 랭킹도 사라져서 지금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다시 경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결과도 잘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몸 상태를 묻는 말에는 "지금까지는 좋다"며 "복식이라 무리하지 않을 수 있었고, (권)순우와 호흡도 잘 맞았다"고 답했다.

기술적인 면을 평가해달라는 부탁에 정현은 "전반적인 기술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다"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첫 경기치고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시야도 좁고, 경기 감각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복귀전 승리 정현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 기쁘다"
1세트를 2-6으로 내준 상황에 대해 "첫 세트는 내가 경기 감각이 없어서 집중을 못 했다"며 "2세트부터 분위기도 살리고 순우와 호흡도 점점 더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2016년 10월 중국 닝보 챌린저 이후 거의 6년 만에 다시 권순우와 한 조로 복식 경기에 나선 정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우가 리드를 잘 해줬다"며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순우에게 의지를 많이 했는데,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호흡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은 10월 서울 챌린저 대회에서 단식 복귀전까지 치를 예정이다.

정현과 함께 승리를 합작한 권순우는 "(정)현이 형의 복귀전에서 이기고 싶어서 긴장했다"며 "승리 후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기뻐서 잊어버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권순우는 "예전 중국 챌린저 때는 현이 형이 무서웠는데, 오늘은 경기 중에 편하게 대해주셔서 형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됐다"라고도 말했다.

무서웠던 이유로는 "고등학교 때까지 친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웃은 그는 '오늘 정현의 경기력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중요한 순간에 어려운 샷들을 침착하게 받아내는 모습을 보며 아직 (경기력 회복에)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현-권순우 조는 8강에서 안드레 고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를 상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