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자 한화 김인환과의 첫 맞대결에서 삼진 처리
'데뷔 시즌 최다 타이' 20홀드…정철원 "두산이 함께 만든 기록"(종합)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이 KBO리그 '1군 데뷔 시즌 최다 홀드 타이기록'을 세웠다.

정철원은 25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5-2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에 등판해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20번째 홀드를 챙겼다.

7회 정은원을 시속 134㎞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동갑내기 친구인 선발 곽빈(6⅔이닝 8피안타 2실점)의 추가 실점을 막아준 정철원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등판을 마쳤다.

8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신인왕 경쟁자' 김인환과의 개인 통산 첫 맞대결에서 삼진을 잡는 '소득'도 있었다.

'데뷔 시즌 최다 타이' 20홀드…정철원 "두산이 함께 만든 기록"(종합)
KBO리그 신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2007년 임태훈이 두산에서 작성한 20홀드다.

임태훈은 2007년에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진짜 신인'이었다.

정철원은 2018년 두산에 입단했다.

그러나 1군 마운드에는 올해 처음 올랐다.

정철원은 1군 무대에 오르자마자 두산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고, 20홀드를 챙겼다.

그는 안산공고를 졸업한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성적(9승 평균자책점 1.06)을 고려하면 높지 않은 순위였다.

두산에서도 1차 곽빈, 2차 1라운드 박신지 등 동갑내기 친구 2명이 정철원보다 먼저 뽑혔다.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정철원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였고, 변화구 완성도도 떨어졌다.

정철원은 "고교 성적이 지명 순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곽빈, 박신지의 공이 나보다 좋았다"며 "나는 지명 순위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입단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택했다.

그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입대했다.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춰 군 생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에 도전하는 게 어떤가"라는 조언도 받았지만, 정철원은 군복을 입었다.

군에서도 일과가 끝나면 개인 훈련을 충실하게 한 정철원은 올해 5월 6일 kt wiz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곧바로 두산 필승조로 진입했다.

시속 150㎞ 웃도는 빠른 공으로 무장한 정철원은 25일까지 4승 3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했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에 간절함까지 더한 정철원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철원이 등판시켜'라고 말하는 게, 지금 내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라며 "보강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전혀 힘들지 않다.

시즌 끝날 때까지 등판 기회가 오면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김태형 감독은 승부처에서 정철원을 마운드에 세웠고, 정철원은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데뷔 시즌 최다 타이' 20홀드…정철원 "두산이 함께 만든 기록"(종합)
경기 뒤 만난 정철원은 "'정철원의 20홀드'로 기록되겠지만, 포수와 야수, 함께 던진 투수들이 함께 만든 기록이다.

기회를 주신 (김태형) 감독님과 많은 조언을 해주시는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인환을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는 "타자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김인환 선수가 좋은 타자라는 건 알고 있었다"며 "직구를 가운데로 자신 있게 던진 뒤, 슬라이더를 예리하게 구사해 헛스윙을 끌어내고 싶었는데 타자의 배트가 내 눈앞까지 오는 느낌이었다.

내 슬라이더에 속았다는 의미여서, 그 장면은 기분 좋았다"고 했다.

정철원은 홀드 1개를 추가하면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그는 "내 목표는 아프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면서 매번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것"이라며 "홀드 상황이 아니어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삼진, 땅볼로 타자를 잡는 것만 신경 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