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화전 곽빈은 선발승, 정철원은 20홀드째 수확
'99년 듀오' 곽빈·정철원의 브로맨스…"오랫동안 함께 던지자"
두산 베어스 선발 곽빈(23)은 7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동갑내기 친구 정철원(23)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믿는다"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정은원(22·한화 이글스)을 삼진 처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는 "곽빈이 치아가 다 드러나게 웃고 있더라"고 전했다.

25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벌인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 경기, 곽빈과 정철원은 또 한 번 '브로맨스 드라마'를 찍었다.

두 투수 모두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켰지만, 경기 뒤에는 '20대 초반의 장난스러운 청년'으로 돌아와 서로에게 물을 뿌렸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축하 인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뷰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이날 두산은 한화를 5-2로 꺾었다.

선발 곽빈은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 9탈삼진으로 시즌 8승(8패)째를 거뒀고, 위기의 순간에 등판한 정철원은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고 시즌 20번째 홀드를 챙겼다.

곽빈은 최근 3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15승 중 8승을 올해에 챙기며 두산의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철원은 KBO리그 데뷔 시즌 최다 홀드 타이기록(2007년 임태훈 20홀드)을 작성했다.

'99년 듀오' 곽빈·정철원의 브로맨스…"오랫동안 함께 던지자"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마주친 곽빈과 정철원은 장난기를 감추지 않고, 서로에게 물을 뿌렸다.

정철원이 모습을 감춘 뒤에야 곽빈은 정철원을 향한 축하 인사를 했다.

진심으로 응원하면서도, 얼굴을 마주하고서는 축하 인사를 꺼리는 평범한 20대 청년처럼 정철원과 곽빈도 서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야 속내를 드러낸다.

곽빈은 "20홀드는 정말 달성하기 힘든 기록인데, 철원이는 1군 데뷔 첫해에 그 기록을 세웠다"며 "나와는 정말 레벨이 다른 선수"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오늘 7회 위기에서도 내가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철원이가 등판해서 다행이다.

잘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철원은 자신보다 먼저 1군 무대에 서고, 선발 자리도 꿰찬 곽빈을 인정한다.

둘은 2018년 두산에서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차 지명의 영예를 누린 곽빈은 2018년 구원 투수로 뛰었고,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마치고 2021년 1군에 복귀한 곽빈은 '두산 토종 에이스'의 길을 걷고 있다.

'99년 듀오' 곽빈·정철원의 브로맨스…"오랫동안 함께 던지자"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은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현역 입대를 택했다.

그는 2019시즌이 끝난 뒤 군복을 입었다.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춰 군 생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에 도전하는 게 어떤가"라는 조언도 받았지만, 정철원은 군복을 입었다.

군에서도 일과가 끝나면 개인 훈련을 충실하게 한 정철원은 올해 5월 6일 kt wiz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곧바로 두산 필승조로 진입했다.

시속 150㎞ 웃도는 빠른 공으로 무장한 정철원은 25일까지 4승 3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8로 활약했다.

정철원은 "오늘 빈이의 승리를 축하한다.

빈이도 이기고, 팀도 승리해서 기쁘다"며 "내가 7회 위기를 막은 뒤, 빈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이게 불펜 투수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선발 투수의 승리를 지키는 구원 투수 역할이 참 좋고 재밌다"고 말했다.

'99년 듀오' 곽빈·정철원의 브로맨스…"오랫동안 함께 던지자"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웃음부터 나오지만, 둘은 "함께 두산 마운드를 지키자"는 약속을 '제삼자'를 통해 여러 차례 했다.

시야를 넓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kt wiz 핵심 타자 강백호 등 1999년생과 함께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한 세대'를 만들고 싶다는 의욕도 키운다.

곽빈은 "1999년생 동기들을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

아직은 성장하는 과정이다.

우리 1999년생 친구들이 모두 잘 성장해서 선배 세대의 뒤를 이어 좋은 기록과 장면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철원도 "우리 1999년생들이 정말 친하다.

모두 지금보다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고 응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