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윤영철 등 스타성 있는 2004년생 많아…아마야구 위한 재능기부 하고 싶다"
정근우 "2004년생, 우리 82년생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 만들기를"
정근우(40·은퇴)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제30회 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경기를 세심하게 챙긴다.

15일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한국 야구의 새 시대를 열 2004년생 후배들을 보며 정근우는 자신과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에서 열리는 'FTX MLB 홈런더비X 서울'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 'KBO 레전드'로 출전하는 정근우는 16일 기자회견에서 '2004년생과 1982년생'을 화두에 올렸다.

정근우는 "김서현(서울고)과 윤영철(충암고) 등 2004년생 선수들은 재능과 스타성을 갖췄다.

오늘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8-0으로 승리한 건 대단한 일"이라며 "2004년생이 우리 1982년생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1982년생은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황금세대'다.

정근우는 추신수(SSG 랜더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은퇴) 등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과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 우승을 일궜다.

당시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프로 입단 후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으며 1982년생은 국내외에서 한국 야구 위상을 드높였다.

정근우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에 선 순간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정근우 "2004년생, 우리 82년생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 만들기를"
1982년 황금세대는 그라운드 위에서 '황혼'을 맞았다.

정근우와 김태균이 은퇴했고, 이대호도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정근우는 8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방문 경기를 벌인 이대호에게 '특별한 떡'을 선물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고생했데이. 제2의 인생도 응원한데이'라는 살가운 메시지도 썼다.

정근우는 "박재상 등 다른 친구들이 은퇴할 때도 선물을 보냈다.

대호에게도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며 "대호가 마지막 시즌에도 왜 자신이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불리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유연성과 타이밍으로 안타를 만드는 정말 대단한 타자"라고 친구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그는 "김강민(SSG), 신수, 승환이는 현역으로 더 뛰었으면 좋겠다.

1982년생 친구들이 다 그라운드를 떠나면 나도 더 빨리 늙을 것 같다"며 "나는 이제 그라운드를 떠나 사회에 나왔지만, 현역으로 뛰는 친구를 보며 에너지를 얻는다.

더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현역 동갑내기 친구들을 응원했다.

정근우 "2004년생, 우리 82년생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 만들기를"
정근우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2루수였다.

부산고를 졸업할 때 '작은 키' 탓에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지만, 고려대에 진학한 뒤 실력을 더 키워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2020년까지 현역 생활을 한 정근우는 KBO리그 2루수 통산 최다 안타(1천877개), 최다 득점(1천72개), 최다 타점(722개), 최다 홈런(121개), 최다 도루(371개) 기록을 남겼다.

은퇴 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자, 휴식을 취하던 정근우는 최근 포털사이트에 칼럼을 연재하고, 유튜브에서 야구 관련 방송을 하면서 다시 야구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은퇴 선수 중심으로 팀을 꾸려 고교·대학팀과 '정면 승부'를 펼치는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 출연하면서, 다시 배트와 글러브도 잡았다.

정근우는 "현역 때처럼 훈련 열심히 하고 있다.

집에서도 스윙을 한다"며 "최강야구는 대충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강야구를 통해 만난 고교·대학 선수들에게 에너지도 얻는다.

정근우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내년 프로에 진출하는 2004년생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그는 피겨 선수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애정을 더 담았다.

정근우는 나아가 아마야구를 위한 '재능 기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다.

그는 "개인이 아마야구에 재능기부를 할 방법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모교 부산고 등 학교를 찾아 내가 배운 걸 학생 야구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선수'로서의 승리욕도 남아 있다.

정근우는 "내가 덩치에 비해서는 장타력이 있는 타자다.

야구장이 아닌 특설 경기장에서 이번 홈런더비X가 열리는데,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편이어서 내게 더 유리하기도 하다"며 "홈런더비X는 수비로도 점수를 얻는다.

(주 포지션은 2루수지만) 내가 외야수로도 뛰었다.

자신 있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