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집중 못하고 부상 당한 황대인…KIA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야구에서 타자가 안타를 친 뒤에는 공을 주우러 간 수비수뿐만 아니라 투수를 포함한 모든 수비팀 선수들이 미리 정해놓은 포지션으로 움직여 여러 수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수비수 중에선 1루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구의 방향과 거리는 물론 주자의 유무 여부를 빠르게 파악한 뒤 중계 플레이를 위해 움직이거나 타자 주자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꽤 복잡한 후속 플레이를 해야 해서 1루수는 누구보다 경기에 집중하며 상황에 따라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1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KIA 타이거즈 황대인은 이런 중책을 잠시 잊었다가 부상을 당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였다.

황대인의 실수는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2루 키움 임지열의 타석 때 벌어졌다.

임지열의 타구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면서 2루 주자가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오고 타자 주자인 임지열은 2루까지 출루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경우 1루수 황대인은 중계 플레이를 위해 움직이거나 타자 주자를 지켜보며 1루나 2루 쪽으로 신속하게 이동했어야 했다.

하지만 황대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타구가 떨어진 곳만 지켜봤다.

게다가 타자 주자의 움직임도 살피지 않고 그대로 주자의 주루 길을 막고 서 있다가 2루로 뛰는 임지열과 충돌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대가는 컸다.

임지열과의 충돌로 오른쪽 허벅지에 큰 충격을 받은 황대인은 그대로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황대인은 이날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경기에 집중 못하고 부상 당한 황대인…KIA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황대인의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플레이는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도 한 차례 논란이 됐었다.

팀이 4-3으로 앞선 5회 무사 1, 3루 상황에서 한화 노시환이 내야 뜬공을 쳤다.

내야에 높이 뜬 공에 노시환은 1루로 뛰지 않고 타석에서 탄성을 지르며 아쉬워했다.

2루에 주자가 없었기에 인필드 플라이 상황도 아니었는데 타자 주자가 주루를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황대인의 생각 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노시환의 움직임을 살핀 뒤 고의 낙구로 병살 플레이를 노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그대로 뜬공을 잡아버렸다.

타구를 잡은 뒤 황대인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듯 멋쩍게 웃어 보이며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이후 선발 양현종이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내며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황대인의 플레이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하며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됐다.

이 같은 황대인의 안일한 플레이는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팀의 주축 타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황대인은 타율 0.251 443타수 111안타 12홈런 84타점을 기록 중이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마흔을 앞둔 팀 선배 최형우(39)의 뒤를 이을 타자로 주목받은 황대인으로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5월 타율 0.312 홈런 7개로 맹활약했던 황대인은 이후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넘어서지 못하고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6월에 월간 타율 0.205를 기록한 데 이어 8월에도 타율 0.187로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등 타석에서도 집중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즌 초반 팀 동료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함께 막강한 '황소 라인'을 구축했던 황대인이 잃어버린 경기 집중력을 되찾아 KIA의 4년 만의 '가을 야구' 꿈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