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잡은 첫 경기서 수원FC 꺾고 3연패 탈출…"오늘 제 점수는 51점"
데뷔전 승리 정경호 대행 "성남의 '나비효과' 이제 시작입니다"
데뷔전에서 팀의 승리와 3연패 탈출을 이끈 K리그1 성남FC의 정경호 감독대행은 이 승리가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기를 소망했다.

정 대행은 2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23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김남일 감독님을 보낸 책임감으로 똘똘 뭉쳤고, 운동장에서 그걸 펼쳐 보이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성남은 수원FC를 2-1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승점 21)지만, 성적 부진 속에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의 언론 인터뷰로 촉발된 매각설, 김남일 감독의 사퇴 등이 맞물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반등의 발판이 될만한 값진 승리였다.

정 대행은 "곽광선, 김영광, 권순형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힘을 받았다.

교체가 적절하게 잘 돼서 맞아떨어진 것도 승리의 요인"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제 점수는 이겼으니 '51점'을 주겠다.

앞으로 채워야 할 게 더 많다"면서 "생각만 했던 부분을 오늘 처음으로 겪어보니 쉽지만은 않다.

준비를 더 철저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상주 상무와 성남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팀의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전술적 역량 등에서 인정받아 온 정 대행이 첫 시험대에서 팀에 희망을 안기는 승리를 지휘하며 남은 경기 성남은 하위권 판도의 변수로 떠올랐다.

데뷔전 승리 정경호 대행 "성남의 '나비효과' 이제 시작입니다"
경기 전 정 대행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다면 성남은 분명히 살아남을 거다.

그런 감동이 결국 '나비효과'를 불러올 거다.

지금은 힘없는 나비에 불과하지만, 그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승리했으니 '나비효과'의 시작점은 된 것 같다.

지금은 꼴찌, 하위권이지만, 시즌이 끝났을 때 어떤 태풍이 될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 대행은 "2016년에 2군 코치로 성남에 있을 때 강등을 당해서 그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금이 그때보다 더 어렵지만, 그때는 제가 많은 걸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경험을 살려서 선수들과 소통하고 믿음을 다지며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장 응원석엔 '성남FC' 존속을 지지하는 팬들의 다양한 걸개가 내내 오르내려 선수단에 힘을 실었다.

정 대행은 "저희가 팬들에게 감동을 드려야 하는데, 저희가 먼저 감동했다.

'너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라는 문구가 무척 와 닿았다"며 "팀을 지키겠다고 하는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음 울산 현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주중, 주말에 5경기가 이어진다.

스쿼드가 약한 저희 같은 팀은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완벽한 로테이션은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기용해가며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데뷔전 승리 정경호 대행 "성남의 '나비효과' 이제 시작입니다"
패장인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은 "성남이 대행 체제로 나섰지만, 선수가 바뀐 건 아니라서 그런 부분이 경기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뮬리치나 최근 컨디션이 좋았던 팔라시오스를 적절하게 막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곱씹었다.

수원FC는 이번 시즌 성남과의 맞대결에서 1무 2패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유지의 중요한 길목에서 다시 성남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김 감독은 "선제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기 전에 강조했는데, 결국은 실점을 먼저 했다.

수비에서 성남 선수들보다 우리 선수들의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집중력 있게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