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SG전서 불펜 붕괴로 5-6 역전패…72일 만에 3위로 처져
불펜 무너지고 타석에선 침묵…2위마저 내준 위기의 키움
5-6으로 역전패한 4일 SSG 랜더스전은 키움 히어로즈의 후반기 고민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1회 모처럼 타선이 폭발해 4-2로 경기를 뒤집고, 6회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포로 5-2로 앞서갈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최강 불펜의 면모를 자랑하던 전반기라면 7회 3점의 리드는 '승리 보증수표'와도 같았지만,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흔들리는 불펜은 끝내 SSG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불펜이 불안하다 보니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선발 에릭 요키시는 1점을 내줬고, 8회 등판한 김태훈이 2실점 해 5-5 동점이 됐다.

결국 키움은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줘 5-6으로 역전패, LG 트윈스에 승차 없는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키움이 2위 자리를 놓친 건 지난 5월 24일 LG전 이후 72일 만이다.

전반기 키움은 불펜 투수에게 1이닝씩 맡기는 '이닝 책임제'를 도입했다.

벤치의 기대에 투수들은 훌륭하게 화답했고, 조상우 입대로 생긴 뒷문 공백은 김태훈·이승호·문성현이 번갈아 가며 채웠다.

불펜 선순환이 이뤄지며 전반기 키움의 팀 블론세이브는 86경기에서 단 4개에 그치며 리그 최소를 기록했다.

불펜 무너지고 타석에선 침묵…2위마저 내준 위기의 키움
그러나 후반기 들어 키움 불펜의 장점은 모두 사라졌다.

후반기 11경기에서 팀 블론세이브만 벌써 6번이다.

마무리 투수도 문성현으로 후반기를 시작했다가 이영준·김태훈 '더블 스토퍼'로 바뀌었고, 결국 27홀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김재웅에게 뒷문을 맡기기로 했다.

지난달 6일까지만 해도 선두 SSG를 1.5경기 차로 쫓던 키움은 8경기나 뒤처졌다.

불펜이 흔들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서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팀 타율 꼴찌(0.248)인 키움은 그마저 쉽지 않은 팀이다.

팀 타율도 낮은데, 득점권 타율(0.233)마저 리그 최하위라 어렵게 만든 기회조차 살리지 못한다.

키움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982로 리그 OPS 1위를 달리는 이정후가 평균을 대폭 끌어올렸는데도 바닥이다.

달리 말해 키움과 상대하는 팀은 이정후만 피하면 된다.

이정후의 고의볼넷이 11개로 리그 1위라는 점이 이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