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모나코 대회는 즐겨야죠"
"그동안 '타이틀'에 관한 압박 느껴…바심보다 나 자신에 집중"
11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출전…"곧 전역, 전역 후에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고침] 스포츠(우상혁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모…)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환한 미소 속에 부담과 압박을 감춰왔다.

한국 육상에 사상 첫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선물하며 '큰 숙제'를 마친 우상혁이 잠시 부담감을 내려놓고자 한다.

물론 올림픽, 세계선수권 다음으로 육상 선수들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다이아몬드리그 위너'를 향한 욕심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우상혁은 3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상금 수여식'이 끝난 뒤 "사실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컸고 압박도 느꼈다.

남은 다이아몬드리그와 파이널시리즈는 부담과 압박에서 벗어나 더 즐겁게 경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상혁은 지난해 12월부터 긴 여행을 했다.

목적지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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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역대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인 4위에 오른 우상혁은 2021년 12월 미국으로 떠나 전지 훈련을 했다.

우상혁은 올해 초 유럽으로 이동해 1월 31일 체코 네비즈디(2m23·5위), 2월 6일 체코 후스토페체(2m36·우승), 2월 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2m35·우승), 3월 20일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2m34·우승) 등 실내 대회를 네 차례 치렀다.

국내로 돌아와 4월 19일 대구 종별육상선수권(2m30)과 5월 3일 나주 실업육상선수권(2m32) 등 실외 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린 우상혁은 5월 14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2m33으로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사이 우상혁은 한국인 최초의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이미 한국 육상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만들고도 우상혁은 쉼 없이 달렸다.

올해 우상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경기는 이번 유진 세계선수권이었다.

키 188㎝의 우상혁은 혹독한 식단 관리로 몸무게 65∼66㎏을 유지했고, 7월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뛰어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큰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리그 최종 승자도 욕심이 나지만, 우상혁은 자신을 부담으로 짓누르지 않기로 했다.

우상혁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2시 45분에 열리는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다.

모나코 대회에는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2m37을 뛰어 우승한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바심과 도쿄올림픽 공동 1위에 오른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이아)도 출전한다.

이후 오는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를 치른 뒤, 9월 8∼9일 취리히에서 치르는 다이아몬드리그 최종전에 출전한다.

다이이몬드리그 개별 시리즈 우승 상금은 1만달러, 최종전 우승 상금은 3만달러(약 3천900만원)다.

파이널 시리즈에서 우승하면 '다이아몬드리그 위너'라는 타이틀과 함께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자동 출전권도 얻는다.

다이아몬드리그 모양의 트로피 또한 손에 넣는다.

우상혁은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겠다"고 했다.

부담에서 벗어난 우상혁은 더 높이 날아오를 수도 있다.

일단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우승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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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 그동안 많은 포상금을 받았다.

소감은.
▲ 아직 군인 신분이어서 돈을 쓸 일은 없었다.

잘 저축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상금을 받아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더 좋은 기록을 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 이제는 보완보다는 유지가 중요한 것 같다.

높이뛰기는 2m30대를 꾸준히 뛰다 보면, 2m40에 도전할 기회가 온다.

(내 키 188㎝보다 50㎝ 높은) 2m38을 뛰기 위해, 지금 뭔가를 특별히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훈련에 전념할 환경만 갖춰진다면, 더 잘 뛸 수 있을 것이다.

-- 최근에는 어떻게 지냈나.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가.

▲ 유진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2∼3일 쉬다가 부대에 복귀해 훈련을 재개했다.

다이아몬드리그 출전은 유진 세계선수권 전에 계획한 일이다.

다이아몬드리그에 맞춰 몸을 관리하고 있다.

당장 다음 주에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를 치른다.

그동안 '즐긴다'고 말했지만 세계선수권을 치를 때까지는 부담감을 느꼈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서, 큰 숙제를 끝낸 느낌이다.

남은 다이아몬드리그는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고, 재밌게 즐길 생각이다.

--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바심, 탬베리와 다시 만난다.

▲ 많은 분이 바심, 탬베리와의 경쟁을 말씀하시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둘과의 경쟁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이번에 두 선수를 이긴다고 해서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패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다.

사실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컸고 압박도 느꼈다.

이번에는 부담과 압박에서 벗어나 더 즐겁게 경기할 것이다.

-- 현재 다이아몬드리그보다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가.

▲ 2023년에는 실내(3월 난징), 실외(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이 대화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올해는 많은 국제대회를 치렀다.

내년에는 상황을 보면서 대회 출전을 조절하겠다.

--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우승도 육상 선수에게 큰 영광인데.
▲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는 TV와 유튜브로만 보던 대회였다.

내가 파이널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매일 '꿈을 꾸고 있나'라는 생각도 한다.

파이널시리즈는 내가 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경기다.

내게는 뜻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컨디션을 잘 조절해서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트로피를 받고 싶은 욕심은 있다.

그날 상황에 따라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올해 국내외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다.

▲ 이렇게 많은 경기를 치른 건 처음이다.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어보니 '더 부딪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큰 경기를 자주 치르니, 큰 경기에 익숙해지더라. 처음에는 세계적인 선수를 만나면 의식을 했다.

이제 동등한 상황이 되다 보니, 다른 선수를 의식하기보다는 내 플레이를 하고 싶어졌다.

앞으로는 '나만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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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2학년 최진우가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 내가 딱히 최진우에게 조언을 해준 건 없다.

국제대회를 치르느라 얼굴을 자주 볼 수도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고, 좋은 기록을 냈다는 건 알고 있다.

-- 수영 황선우와 서로 격려 인사를 주고받고 있는데.
▲ 황선우 선수로부터 응원도 축하도 받았다.

황선우 선수의 말처럼 나와 황선우 선수는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하다.

앞으로도 둘이 함께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

나와 황선우 선수는 많은 응원과 지원을 받고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나와 황선우 모두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

-- 한국 육상 인기가 확실히 높아졌다.

▲ 저를 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

육상 선후배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 같아 뿌듯하다.

내가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좋은 결과를 내면서 '한국 육상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한국 육상인으로서 기분이 좋다.

나도 아직 해야 할 게 많다.

나를 보면서 한국 육상 선후배들이 더 힘을 내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는 '예비역'으로 치르는데.
▲ 군 생활을 하면서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도쿄올림픽 4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 세계실외선수권 2위)을 냈다.

전역한 뒤에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훈련할 생각이다.

나는 '시간'을 믿는다.

(김도균 코치와 중장기 계획을 세워 훈련하면서)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는 결과가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

전역한 뒤에도 급하RP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전역한 뒤에도 급하지 않게, 단단하게 준비하겠다.

/연합뉴스